'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다시 세계 정상에 섰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0(21-17, 21-14)으로 제압하며 3년 만에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되찾았다. 2023년 코펜하겐 대회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세계선수권 우승이다.
더 놀라운 것은 우승 과정이다. 안세영은 64강부터 결승까지 6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실세트 우승을 완성했다. 부상으로 한 달가량 국제대회를 쉬고 돌아온 복귀 무대였다는 점에서 이번 우승의 의미는 더욱 크다.
■ 부상 복귀전이었지만 결과는 ‘퍼펙트’
안세영은 지난달 일본오픈에서 왼쪽 발 통증으로 기권한 뒤 국제대회 출전을 조절하며 회복에 집중했다.
우려도 있었다. 세계선수권이라는 큰 무대에서 부상 공백을 극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트에 돌아온 안세영에게 부상 공백은 사실상 문제가 되지 않았다.
64강부터 차례로 상대를 제압한 안세영은 8강에서 중국의 한웨를, 준결승에서는 세계랭킹 3위 왕즈이를 모두 2-0으로 꺾었다. 특히 왕즈이는 안세영에게 까다로운 상대였지만,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마지막 상대는 일본의 숙적 야마구치였다.
■ 결승 승부처는 1세트…안세영의 ‘역전 집중력’ 빛났다
결승 1세트는 예상보다 팽팽했다.
안세영은 한때 16-17로 뒤졌지만 이후 연속 득점으로 흐름을 뒤집었다. 결국 21-17로 첫 게임을 가져오며 우승의 주도권을 잡았다.
2세트에서는 더욱 안정적이었다. 7-7까지 팽팽하게 맞섰지만 이후 리드를 내주지 않았고, 결국 21-14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종 스코어는 2-0.
화려한 공격만으로 만든 승리가 아니었다. 긴 랠리를 견디는 수비력과 상대 코트 빈 곳을 찌르는 공격, 승부처에서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이 결승전 승패를 갈랐다.
■ ‘천적’ 왕즈이 넘어 ‘숙적’ 야마구치까지
이번 세계선수권 우승은 안세영이 주요 경쟁자들을 차례로 넘어섰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준결승에서는 중국의 왕즈이를 잡았고, 결승에서는 세계선수권 디펜딩 챔피언 야마구치를 꺾었다.
특히 야마구치와의 결승 승리로 최근 맞대결에서 6연승을 이어갔으며, 상대 전적에서도 우위를 더욱 벌렸다.
결국 이번 대회에서 안세영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부상 복귀 우승’이 아니다.
세계랭킹 1위가 왜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지를 경기력으로 증명한 대회에 가깝다.
■ 한국 배드민턴도 겹경사…여자복식 31년 만의 금메달
안세영의 금메달만이 한국 배드민턴의 낭보는 아니다.
여자복식에서도 이소희-백하나 조가 세계랭킹 1위 중국의 류성수-탄닝 조를 2-0(21-15, 21-15)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여자복식이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1995년 이후 31년 만이다. 안세영의 여자단식 우승과 이소희-백하나의 여자복식 우승이 더해지면서 한국 배드민턴의 경쟁력이 다시 한 번 세계 무대에서 확인됐다.
■ 세계선수권 넘어 아시안게임으로…안세영의 다음 목표
안세영에게 이번 세계선수권 우승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부상 복귀전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확인한 만큼 다음 관심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안세영은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올랐던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여자 단체전과 개인 단식에서 다시 금메달을 노린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안세영이 보여준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금메달 자체보다 부상 이후 무리하게 서두르지 않고 회복에 집중한 뒤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세계 정상은 실력만으로 올라가는 자리가 아니다. 회복, 체력 관리, 전술, 집중력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그래서 안세영의 이번 우승이 ‘무실세트 퍼펙트 우승’으로 기록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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