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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2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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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암협회·한화생명 ‘위케어리셋’…암 치료 이후의 삶까지 지원해야 한다

암경험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행사’가 아니다…이제는 ‘치료 이후의 삶’까지 사회가 함께 돌봐야

기사입력 2026-08-2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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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가 끝났다고 회복이 끝난 것은 아니다…‘위케어리셋’이 던진 질문


암 치료가 끝나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치료가 끝난 뒤 학교로 돌아가고, 직장을 구하고, 친구와 관계를 회복하고, 다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 역시 하나의 긴 ‘회복’이다.

이 지점에서 대한암협회와 한화생명의 ‘위케어리셋(WE CARE_RESET)’ 캠페인​은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암을 이겨낸 청년들이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지난 22일 서울 퐁피두센터 한화에서 열린 위케어리셋 3기 문화 초청행사는 단순한 전시 관람 행사가 아니다. 암경험청년들이 서로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일상의 감각을 되찾는 ‘사회적 회복’의 장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화생활이 왜 ‘회복’이 될 수 있는가


이번 행사에는 위케어리셋 3기 크루 124명 가운데 38명이 참여해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전시를 관람했다.

전시 관람 이후에는 서로의 근황과 활동 경험을 공유했다. 일부 참가자는 여의도 일대를 함께 달리는 ‘고구마런’에도 참여했다.

겉으로 보면 전시를 보고 함께 달린 평범한 하루다. 하지만 암경험청년에게는 그 평범함 자체가 중요할 수 있다.

암 치료 과정에서는 병원과 치료 일정이 삶의 중심이 되기 쉽다. 치료가 끝난 뒤에도 건강에 대한 불안, 학업과 취업 문제, 인간관계의 변화 등이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회복은 단순히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다시 선택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가는 것까지 포함해야 한다. 위케어리셋이 문화예술과 러닝, 교류 활동 등을 활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환자’가 아니라 ‘삶의 주체’로 바라보는 시선


이번 캠페인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암경험청년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암경험자를 계속해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으로만 규정하면 자칫 보호와 지원의 대상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반면 위케어리셋은 청년들이 직접 활동을 선택하고 크루 안에서 관계를 만들며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도록 한다.

이는 복지의 방향이 단순한 물질적 지원에서 자립과 사회적 연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참여자 장현수 씨가 “치료 후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암을 극복했다는 사실만으로 다시 이전의 삶으로 자동 복귀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학교 복귀가 필요하고, 누군가에게는 취업이 필요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람을 다시 만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수 있다. 회복의 속도와 방식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사회가 인정해야 한다.
 
대한암협회·한화생명 ‘위케어리셋’…암 치료 이후의 삶까지 지원해야 한다
대한암협회와 한화생명은 22일 서울 퐁피두센터 한화에서 ‘위케어리셋’ 문화 초청행사를 열고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진행했다


그러나 좋은 캠페인만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문화행사와 커뮤니티 활동은 분명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암경험청년이 직면한 구조적인 문제까지 해결하기는 어렵다. 특히 취업과 경제적 자립 문제는 더욱 그렇다.

치료 기간 동안 학업이나 경력이 단절된 청년에게 사회 복귀는 생각보다 높은 장벽이다. 건강 상태에 대한 편견이나 기업의 고용 부담, 경력 공백 문제까지 겹치면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전시 한 번, 콘서트 한 번, 캠페인 몇 개월만으로 ‘사회 복귀’를 완성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문화 프로그램은 시작점일 수 있지만 종착점이 될 수는 없다.


5개월의 경험 이후 무엇이 남는가


민간 캠페인이 가진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지속성이다.

위케어리셋과 같은 프로그램이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관계와 경험을 제공하더라도 프로그램이 끝난 뒤 다시 일상에서 고립된다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는 ‘캠페인 참여 → 상담 → 교육 → 취업 → 직장 적응 → 사후관리’​로 이어지는 장기적인 지원 체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암경험청년에게 필요한 직무교육을 제공하고 기업과 직접 연결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또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학업·경력 공백을 보완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심리·사회적 지원을 연계하는 것도 필요하다.

핵심은 프로그램의 횟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다. 캠페인이 끝난 이후에도 청년의 삶이 계속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참여자를 늘리는 것도 중요한 과제


현재와 같은 프로그램은 참여자에게는 의미가 크지만 규모에는 한계가 있다.

3기 크루 전체가 124명이고 이번 문화 프로그램 참여자는 38명이었다. 물론 소규모 커뮤니티가 오히려 깊은 관계 형성에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암경험청년이라는 넓은 대상군을 생각하면 더 많은 청년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특히 스스로 프로그램을 찾아오기 어려운 청년들을 어떻게 발굴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병원, 청년센터, 지자체, 학교, 고용복지기관 등과 연계해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방식’에서 ‘필요한 사람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역할은 ‘후원’을 넘어 ‘고용’으로 가야 한다


암경험청년의 사회 복귀에서 기업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기업이 문화행사와 캠페인을 후원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출발이다. 하지만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사회 복귀의 가장 현실적인 기반 가운데 하나가 결국 안정적인 일자리와 경제적 자립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암경험청년을 위한 직무교육과 인턴십, 채용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면 캠페인의 사회적 효과는 훨씬 커질 수 있다. 특히 암 치료 이력을 ‘고용 위험’으로만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을 줄이는 데 기업이 선도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지자체도 민간 캠페인을 제도와 연결해야


민간 기업과 협회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암경험청년의 문제를 청년정책과 보건복지정책, 고용정책의 교차 영역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캠페인과 협력해 상담·교육·취업·주거·사회관계 회복 등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한다면 단발성 사업을 넘어 지속 가능한 지원체계로 발전시킬 수 있다. 특히 지역별 암경험청년 지원 인프라의 격차도 살펴봐야 한다.

서울 등 대도시에 집중된 문화·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 청년들에게도 동일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온라인·지역 기반 프로그램 확대가 필요하다.


‘정상으로 돌아가라’는 말부터 바꿔야 한다


암경험청년 지원에서 우리가 바꿔야 할 또 하나의 시선은 ‘정상적인 삶’에 대한 기준이다.

암 치료 이전의 삶으로 완벽하게 돌아가는 것만을 회복이라고 정의한다면 치료 이후의 변화와 불안을 겪는 사람들은 또 다른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강요가 아니라 선택권이고, 동정이 아니라 연결이며, 일회성 관심이 아니라 지속적인 지원이다.


결론|암경험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행사’보다 ‘다음 단계’다


대한암협회와 한화생명의 위케어리셋은 암 치료 이후의 삶을 사회적 의제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시를 보고, 함께 달리고, 이야기를 나누는 작은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다시 세상과 연결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질문은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캠페인에 참여한 뒤 그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넘어 심리적 회복, 학업 복귀, 직업교육, 취업, 경제적 자립, 사회관계 회복으로 연결되는 후속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업은 후원을 넘어 고용과 자립을 지원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민간의 좋은 시도를 제도와 연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암경험청년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달라져야 한다.

암 치료가 끝난 사람은 ‘환자’가 아니라 다시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시민이다.

위케어리셋이 진정한 사회적 회복 모델로 자리 잡으려면 바로 이 원칙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

‘치료 이후의 삶’까지 돌보는 사회. 그것이 암경험청년에게 필요한 진짜 리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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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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