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어, 남해와 손잡다…김포~사천 하늘길 넘어 ‘지역 상생 항공’으로
항공사의 경쟁력은 비행시간과 운항 횟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특히 지역항공 모빌리티(RAM)가 지향해야 할 가치는 지역과 지역을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하고, 그 연결이 지역경제와 주민의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느냐에 있다.
이런 측면에서 섬에어의 이번 남해 방문은 눈여겨볼 만하다. 지역항공 모빌리티(RAM) 섬에어는 지난 25일 임직원 20명과 함께 경남 남해군을 찾아 해변 정화와 지역 문화 체험을 결합한 ‘지역 상생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단순한 기업 봉사활동으로만 볼 수도 있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김포~사천 항공노선을 기반으로 수도권과 경남 남해안을 연결하고 있는 기업이 지역사회와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라는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비행기로 가까워진 남해, 직접 찾아가 환경을 지키다
이번 행사는 남해관광문화재단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섬에어 임직원들은 김포~사천 노선을 이용해 남해군을 당일 일정으로 방문했다. 먼저 남해바래길 11코스인 다랭이지겟길에서 해변 정화 활동을 진행하고 이후 독일마을 등을 둘러보며 남해의 지역문화와 관광자원을 경험했다. 해변에서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폐어구, 생활폐기물 등을 수거했다.
남해는 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기반으로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인 경남 관광지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관광객이 늘어날수록 해안 환경 관리라는 숙제도 커질 수밖에 없다.
기업 임직원들이 직접 현장에 나가 쓰레기를 수거했다는 점은 작지만 분명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자신들이 연결하고 있는 지역을 직접 경험했다는 점이다.
항공사가 왜 지역 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항공사는 본질적으로 ‘이동’을 제공하는 산업이다.
김포에서 사천으로 사람을 실어 나르는 것만으로도 수도권과 경남 서부권의 시간적 거리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지역항공 모빌리티의 역할을 여기에서 멈춘다면 기존 항공교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항공 모빌리티가 진정한 지역 기반 교통수단이 되려면 ‘사람을 데려오는 것’에서 ‘지역의 가치를 함께 키우는 것’으로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 이번 섬에어의 남해 프로그램은 그런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
직원들이 남해의 자연환경을 직접 보고, 지역 관광지를 경험하고, 지역 현장에서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했다는 것은 향후 지역 기반 항공서비스를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좋은 행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냉정하게 짚어야 할 부분도 있다.
일회성 봉사활동이 지역 상생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기업 임직원 20명이 하루 동안 해변을 정화하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지역사회가 원하는 상생은 그보다 훨씬 크고 지속적이어야 한다.
환경 정화 행사가 한 번으로 끝난다면 행사의 상징성은 남겠지만 지역사회에 축적되는 효과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남해군과 섬에어, 남해관광문화재단이 장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계절별 해변 정화활동을 정례화하고, 항공편과 연계한 친환경 관광상품을 개발하며, 지역 관광사업자와 협업하는 방식까지 발전시킬 수 있다.
‘김포~사천 노선’이 지역경제 플랫폼이 되려면
이번 행사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항공노선과 지역 관광의 결합 가능성이다. 김포~사천 노선이 수도권과 남해안을 연결한다면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관광객의 소비를 지역으로 유입시키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려면 항공권 판매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항공편과 남해 관광지를 연결하고, 지역 숙박업체·음식점·체험시설·관광사업자와 연계해 하나의 여행상품을 만드는 방식이 필요하다. 특히 당일 여행객에게 적합한 관광 동선을 개발한다면 항공교통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김포에서 사천까지 비행한다’가 아니라 ‘김포에서 남해의 하루를 여행한다’는 상품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것이 지역항공 모빌리티가 지역경제에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부가가치다.
지역민에게도 체감되는 상생 모델 필요
기업의 사회공헌이 진정한 지역 상생으로 평가받으려면 지역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도 필요하다.
향후 섬에어가 지역과의 협력을 확대한다면 남해 지역민 대상 항공 이용 혜택이나 관광시설 할인, 지역 농수산물과 연계한 기내·온라인 판매, 지역 관광기업과의 공동 마케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남해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을 수도권 소비자에게 알리고, 수도권 관광객을 남해로 유입시키는 양방향 지역경제 플랫폼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항공노선은 사람만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다. 관광객의 소비, 지역상품의 판로, 기업의 교류, 문화의 확산까지 함께 움직일 수 있다.
‘환경’과 ‘항공’의 역설도 고민해야 한다
한편 지역 상생을 이야기하면서 항공산업의 환경 문제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항공교통은 지역 간 이동시간을 크게 줄이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탄소배출 등 환경적 부담도 존재한다.
따라서 앞으로 섬에어가 지역항공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려면 단순히 해변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넘어 항공 운항과 환경경영을 연결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친환경 운항기술과 효율적인 노선 운영, 탄소배출 저감 활동, 지역 환경사업 지원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번 해변 정화활동의 의미도 더욱 커질 것이다.
지역 상생의 핵심은 ‘지속성’이다
결국 이번 섬에어의 남해 방문이 남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속성이다.
한 번의 봉사활동은 좋은 출발이다. 그러나 진정한 상생은 반복되는 만남에서 만들어진다.
올해 해변을 청소했다면 내년에는 지역 관광사업자와 관광상품을 만들고, 그다음에는 지역민과 함께 새로운 항공 서비스를 개발하는 식으로 관계가 발전해야 한다.
특히 남해군과 남해관광문화재단, 섬에어가 정기적인 협의체를 구성한다면 보다 구체적인 지역 상생 모델을 만들 수 있다.
결론|하늘길을 열었다면 지역의 미래까지 연결해야 한다
섬에어 임직원들의 이번 남해 지역 상생 프로그램은 작은 출발이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항공사가 지역에 내려와 지역을 직접 경험하고, 환경을 지키며, 지역 관광과 서비스의 가능성을 함께 고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지역항공 모빌리티의 진짜 가치는 ‘빠르게 이동하는 것’에만 있지 않다.
사람과 지역을 연결하고, 관광과 경제를 연결하고, 기업과 주민을 연결하며,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것에 있다.
김포~사천 하늘길이 남해를 수도권과 가깝게 만들었다면, 이제 그 하늘길을 통해 남해의 자연과 문화, 사람과 경제가 더 넓은 세상과 연결돼야 한다.
이번 해변 정화활동이 단발성 사회공헌 행사가 아니라 ‘항공교통+관광+환경+지역경제’가 결합된 지속가능한 지역 상생 모델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하늘길을 열었다면, 이제는 지역의 미래까지 연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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