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6-08-27 13:57

  • 오피니언 > 사설칼럼

추석 앞둔 사천·남해·하동, 지역사랑상품권 ‘퍼주기 경쟁’인가…민생경제 해법인가

사천 60억·남해 구매한도 80만원·하동 15% 할인…명절 소비 진작 효과 뒤에 숨은 재정 부담과 ‘깡’ 부정유통을 경계해야

기사입력 2026-08-27 09:57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추석을 앞두고 경남 사천·남해·하동이 일제히 지역사랑상품권 혜택을 확대했다. 고물가로 얇아진 서민들의 지갑을 두껍게 하고, 명절 소비를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다.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 문제는 ‘얼마나 많이 할인하느냐’가 민생정책의 성패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천은 발행 규모를 대폭 늘렸고, 남해는 구매한도 확대에 캐시백을 더했으며, 하동은 할인율을 15%까지 끌어올렸다. 각 지역이 서로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결국 목표는 하나다.

명절 소비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 안에서 돈이 돌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할인율과 구매한도를 높이는 순간 지자체의 재정 부담도 함께 커진다. 소비 진작이라는 명분 아래 무리한 경쟁이 벌어진다면 지역사랑상품권이 오히려 지방재정의 새로운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사천은 ‘60억 발행’…명절 대목에 화력을 집중했다


사천시는 추석이 포함된 다음 달 한 달 동안 사천사랑상품권의 1인당 월 구매한도를 기존 40만원에서 60만원으로 확대한다.

모바일과 지류상품권 한도도 각각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린다.

더 눈에 띄는 것은 발행 규모다. 평소 월 20억원 수준이던 발행 규모를 모바일 50억원, 지류 10억원 등 총 60억원으로 3배 확대한다.

거기에 10% 할인 혜택도 유지한다.

시민 입장에서는 분명 매력적이다. 6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1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해 지역 내 5,175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행정은 한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60억원을 풀었을 때 실제로 얼마나 많은 돈이 지역경제의 추가 소비로 이어지는가? 이다.

상품권이 기존 소비를 단순히 대체하는 것이라면 정책 효과는 생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


■ 남해는 ‘80만원+3% 캐시백’…가장 공격적인 소비 유인책


남해군은 더욱 적극적이다.

개인 구매한도를 평소 40만원에서 80만원으로 두 배 확대한다. 또 모바일은 30만원에서 50만원, 지류·카드는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린다.

발행 규모도 확대한다. 모바일은 13억원에서 18억원, 지류는 2억원에서 8억원으로 늘어난다. 제공된 세부 수치를 합산하면 다음 달 발행 규모는 26억원이다.

여기에 모바일 상품권 결제액의 3% 캐시백까지 추가한다.

소비자에게는 상당히 강력한 혜택이다. 하지만 정책적으로는 오히려 더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할인에 이어 캐시백까지 제공할 경우 소비자의 체감 혜택은 커지지만, 그만큼 재정지원 비용도 커진다.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돈이 실제 소비 증가보다 상품권 구매 혜택 자체에 집중되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 하동은 ‘15% 할인’ 승부수…그러나 할인율이 높다고 만능은 아니다


하동군은 할인율을 전면에 내세웠다.

다음 달 1일부터 30일까지 하동사랑상품권 할인율을 기존보다 높여 15% 특별할인을 실시한다.

종이상품권은 월 20만원까지 구매할 수 있고 모바일상품권은 최대 150만원까지 보유할 수 있다.

지역 내 전통시장과 음식점, 학원, 미용실, 의료기관 등 약 2,500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요소다.

하지만 할인율 15%라는 숫자만 보고 정책 성공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15% 할인은 소비자에게는 혜택이지만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결국 시민에게 돌아가는 할인 혜택의 상당 부분은 지방재정에서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하동 역시 ‘15%라는 높은 할인율’보다 그 할인율이 만들어낸 추가 소비가 얼마인지를 사후에 검증해야 한다.
 
추석 앞둔 사천·남해·하동, 지역사랑상품권 ‘퍼주기 경쟁’인가…민생경제 해법인가


■ 세 지역의 경쟁, 소비자는 웃지만 지방재정은 긴장해야 한다


이번 세 지역의 정책을 한눈에 보면 상당히 흥미롭다.

지역

핵심전략

주요혜택

사천

발행 규모 확대

60억원 발행·월 구매한도 60만원·10% 할인

남해

구매한도+캐시백

구매한도 80만원·모바일 3% 캐시백

하동

할인율 확대

15% 특별할인

 
각자 전략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명확하다.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어 지역 안에서 더 많이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고물가 시대에 일정한 정책적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여기서 지방정부가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다.

바로 ‘혜택 경쟁’이다.

인근 지역이 10% 할인하면 우리는 15%를 해야 하고, 다른 지역이 구매한도를 늘리면 우리도 늘려야 한다는 식의 경쟁이 벌어지면 결국 지방재정이 감당해야 할 비용만 커질 수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이지, 지자체 간 할인율 경쟁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


■ 가장 위험한 것은 ‘조기 소진’과 ‘디지털 소외’다


상품권 정책의 또 다른 문제는 누가 혜택을 가져가느냐다.

발행 규모가 한정돼 있는데 구매 수요가 폭증하면 상품권은 조기에 소진될 수 있다.

스마트폰과 모바일 앱 사용에 익숙한 젊은층은 빠르게 구매할 수 있지만 고령층이나 디지털 취약계층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결국 ‘전 시민을 위한 민생정책’이 실제로는 정보와 디지털 접근성이 높은 사람에게 더 유리한 정책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

지류상품권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구매 방법을 적극적으로 안내해야 하는 이유다.


■ 할인율이 높아질수록 ‘상품권 깡’도 경계해야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부정유통이다.

할인율과 구매한도가 높아질수록 이를 악용해 상품권을 현금화하는 이른바 ‘깡’이나 허위 거래 등의 유혹도 커질 수 있다.

특히 명절 대목에는 상품권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지자체의 관리·감독이 더욱 중요하다.

상품권 정책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은 단 한 번의 대규모 부정유통 사건일 수 있다.

따라서 가맹점 이상 거래 분석, 반복적인 환전 패턴 점검, 비정상적인 대량 거래 모니터링 등 사전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하동군이 이용 증가에 대비해 부정유통 점검과 단속을 병행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진짜 문제는 ‘추석 이후’다


이번 정책에서 가장 놓쳐서는 안 될 대목이다.

추석 한 달 동안 소비가 늘었다고 해서 지역경제가 살아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

상품권으로 추석 성수품을 구매하고 외식과 쇼핑이 늘어난 뒤, 명절이 지나면서 소비가 다시 줄어든다면 정책 효과는 일시적인 것에 그칠 수 있다.

더 나쁜 경우도 있다.

명절 직전 소비가 집중된 뒤 명절 이후 ‘소비 절벽’이 나타날 가능성이다.

따라서 지자체가 발표해야 할 것은 단순한 발행액과 판매액이 아니다.

상품권 사용 이후 가맹점 매출이 실제로 얼마나 증가했는지, 신규 소비가 얼마나 발생했는지, 정책 투입 예산 대비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공개해야 한다. 그것이 진짜 성과평가다.


■ 지역사랑상품권은 ‘민생 응급처방’이지 만능 해법이 아니다


사천·남해·하동의 이번 정책은 고물가와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현실적인 응급처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응급처방을 상시정책으로 만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역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할인율을 올리고 구매한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지방재정의 지속가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상품권은 소비를 당겨올 수는 있어도 지역경제의 체질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소상공인의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 완화, 금융비용 경감, 지역 내 일자리 창출, 관광객 유입,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 등 구조적인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


■ 결론…‘얼마나 할인했나’보다 ‘얼마나 지역경제를 살렸나’를 물어야 한다


추석을 앞둔 사천·남해·하동의 지역사랑상품권 확대는 시민들에게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정치와 행정이 시민에게 제공해야 할 것은 단순한 할인율 경쟁이 아니다.

사천의 60억원, 남해의 80만원 구매한도와 3% 캐시백, 하동의 15% 특별할인이 실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는지를 검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민생정책은 숫자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번 추석에 상품권 판매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상품권을 사용한 가맹점의 실제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자체가 부담한 재정 규모와 부정유통 발생 여부, 취약계층의 접근성까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명절 한 달의 소비를 늘리는 것은 쉽다. 문제는 명절이 끝난 뒤에도 지역경제가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다.

사천·남해·하동이 이번 추석 지역사랑상품권 정책을 단순한 ‘할인 이벤트’로 끝낼 것인지, 아니면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한 소비 기반을 만드는 계기로 발전시킬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결국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가장 높은 할인율이 아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돈이 돌고, 상인이 살아나고, 일자리가 유지되는 지속 가능한 민생경제라는 것을.

#지역사랑상품권 #지역화폐 #사천사랑상품권 #남해사랑상품권 #하동사랑상품권 #사천시 #남해군 #하동군 #추석민생경제 #민생안정 #전통시장 #골목상권 #소상공인지원 #지역경제활성화 #15퍼센트할인 #캐시백 #지역화폐할인
 
전국 주유권, 편의점, 카페 등 10% 할인되는 모바일 쿠폰 '업플러스' 가입 안내
전국 주유권, 편의점, 카페 등 10% 할인되는 모바일 쿠폰 '업플러스' 가입 안내
 

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댓글0

스팸방지코드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