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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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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살리겠다며 등록금 0원, 그런데 63.9%가 안 간다…학생들이 원하는 건 ‘공짜’가 아니었다

등록금·장학금은 대학 선택 기준 2.4%에 불과…대학 인지도·취업 경쟁력·지역의 미래를 바꾸지 못하면 ‘무상교육’도 반짝 정책에 그칠 수 있다

기사입력 2026-08-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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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국립대 등록금 ‘0원’인데도 63.9%가 안 간다…문제는 돈이 아니라 ‘대학의 가치’다


지방 국립대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면 지방대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 현재 나타난 수치는 냉정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28일 종로학원이 뉴시스 의뢰로 이달 24일부터 26일까지 수험생·학부모 6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 결과, 응답자의 63.9%는 국립대에 진학하거나 자녀를 진학시킬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진학하더라도 57.9%가 해당 지역에 정착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정책의 출발점부터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학생들이 지방대에 가지 않는 이유가 등록금 때문이라면 등록금을 없애면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공짜 대학’이 아니다


대학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으로 ‘대학의 인지도와 위상’이 59.1%​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등록금과 장학금 혜택은 2.4%**에 그쳤다.

이 숫자는 정책 당국에 상당히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정말 등록금 무료인가?” 대답은 사실상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대학을 선택할 때 보는 것은 졸업 이후의 미래다.

어떤 교수에게 배우는지, 어떤 연구시설을 이용하는지, 어떤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지, 졸업장이 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갖는지가 중요하다.

결국 등록금은 입학을 결정하는 여러 조건 중 하나일 뿐이고, 대학의 경쟁력은 졸업 이후의 삶을 결정하는 핵심 조건​이다.

그런데 지방대의 본질적인 문제를 놔두고 등록금부터 없애겠다면 정책의 방향이 거꾸로 될 수 있다.


지방을 떠나는 이유는 ‘등록금’보다 ‘미래’다


지방대 기피의 가장 큰 이유로 ‘지방에 가기 싫어서’가 54.9%​를 차지했다. ‘수도권 대학이 취업과 진학에 유리할 것 같아서’라는 응답도 38.2%였다.

이것은 단순한 대학 문제가 아니다.

지역의 일자리와 산업, 주거와 문화, 의료와 교통을 모두 포함한 지역 경쟁력의 문제다. 학생들이 지방대에 입학하지 않는 것은 단순히 학교가 지방에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졸업 후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가 적고, 원하는 기업과 문화시설이 수도권에 몰려 있으며, 장기적으로 살아갈 지역으로서 지방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 등록금만 무료로 만들어 놓고 “이제 지방대에 가라”고 한다면 학생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

등록금은 무료인데 졸업 후 갈 곳이 없다면 그 장학금은 학생에게 매력적인 미래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지방대 살리겠다며 등록금 0원, 그런데 63.9%가 안 간다…학생들이 원하는 건 ‘공짜’가 아니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방 사립대다


정책의 또 다른 맹점은 국립대와 사립대 사이의 격차다.

지방 사립대들은 이미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신입생 모집난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 국립대의 등록금까지 전액 지원한다면 학생 입장에서는 국립대를 선택할 유인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지방 국립대에는 학생이 몰리고 지방 사립대는 더 빠르게 학생을 잃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지방대 전체를 살리겠다면서 특정 대학에만 집중적으로 재정을 투입한다면 오히려 지방 고등교육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그래서 지방대 위기는 국립대만의 위기가 아닌 것이다.


‘공짜’가 반드시 ‘효율적’인 것도 아니다


또 하나 따져봐야 할 문제가 있다. 등록금이 무료라는 이유만으로 진학한 학생이 대학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수도권 대학 진학을 위해 반수·재수에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

정부가 지원한 재정은 학생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기보다 잠시 지방대에 머물게 하는 비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 따라서 등록금 지원 정책에는 최소한의 성과관리 장치가 필요하다.

단순히 ‘입학한 학생 수’를 성과로 볼 것이 아니라 졸업률, 취업률, 지역 정착률, 지역기업 취업률, 창업률 등 실질적인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해법은 ‘등록금 0원’이 아니라 ‘졸업 후 일자리’다


지방대 정책의 핵심은 교육비가 아니다. 졸업 후 일자리다.

학생들이 지방 국립대를 졸업한 뒤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면 대학에 대한 인식은 달라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 국립대와 지역 기업, 공공기관, 연구기관을 하나의 취업 생태계로 묶어야 한다.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학과를 만들고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대학에서 직접 교육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졸업생이 지역기업에 취업하면 주거비·교통비·정착지원금 등을 연계해 ‘교육→취업→정착’의 사슬​을 만들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지방대 정책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지방대는 ‘싸서 가는 곳’이 아니라 ‘잘해서 가는 곳’이어야 한다


정부가 정말 지방대 위기를 해결하려 한다면 대학에 돈을 나눠주는 방식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

우수 교수 확보, 연구시설 확충, 첨단학과 육성, 산학협력 강화, 해외 대학과의 공동연구 등 대학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재정을 집중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등록금이 무료라서 오세요”가 아니라 “여기 와야 더 좋은 미래가 있습니다.”

이 차이는 엄청나다. 따라서 첫 번째는 복지정책이고, 두 번째는 교육정책이다.


지방소멸 막으려면 대학부터 ‘지역의 심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방대 문제를 대학 안에서만 해결하려는 것도 한계가 있다.

대학 주변에 청년이 살 수 있는 주거지가 있어야 하고, 문화와 의료시설이 있어야 한다.

좋은 일자리가 있어야 하고 대중교통과 생활 인프라도 갖춰져야 한다.

결국 지방대 경쟁력은 지역 경쟁력과 함께 움직인다.

정부와 지자체가 대학에 등록금만 지원할 것이 아니라 지역산업과 대학을 연결하고 청년 주거와 문화, 의료 인프라를 함께 개선해야 하는 이유다.


결론은 분명하다…‘무료’만으로 지방대는 살아나지 않는다


이번 조사 결과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학생들은 등록금이 싼 대학보다 미래가 보이는 대학을 원한다.

지방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은 경제적 부담을 줄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수도권 집중을 막고 지방대 소멸을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나치게 단순한 처방이다.

지방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교육의 질을 높이고, 대학의 브랜드를 만들고, 지역산업과 취업을 연결하고, 청년이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결국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료 등록금’이 아니다.

졸업 후에도 이 지역에서 살아갈 이유다.

정부가 진정으로 지방소멸을 막고 싶다면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얼마나 지원할 것인가”가 아니라, “왜 학생들이 지방대에 가고 싶어 하도록 만들 것인가.”

지방 국립대 등록금 0원 정책의 성패는 바로 이 질문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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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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