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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3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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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폐가전서 희토류 영구자석 회수…비전 AI·탈자 기술로 순환경제 본격화

탈자 기술에 비전 AI까지 결합…연간 폐가전 4만 대서 희토류 영구자석 1.6톤 회수 목표, ‘폐기물→산업자원’ 순환경제 본격화

기사입력 2026-08-3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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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버려지던 희토류 영구자석 되살린다…폐가전에서 핵심광물 회수


가전제품이 수명을 다했다고 해서 그 안의 모든 자원까지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전기모터 등에 사용되는 희토류 영구자석은 전기차와 산업용 모터, 가전제품 등 첨단산업에서 활용되는 핵심 소재다.

문제는 폐가전에서 이 자석을 다시 꺼내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강한 자력 때문에 다른 금속과 분리하기 어렵고, 그동안 폐컴프레서에 들어 있는 희토류 영구자석은 구리 등 일부 금속만 회수한 뒤 대부분 고철 형태로 재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LG전자가 이 문제를 기술로 풀기 시작했다.

LG전자는 27일 경기도 용인시 수도권자원순환센터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E-순환거버넌스와 ‘폐가전 냉매압축기 폐영구자석 회수 시범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명확하다. 버려지는 가전 부품 속 희토류 영구자석을 다시 산업자원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왜 희토류 영구자석 회수가 중요한가


희토류는 이름 그대로 흔하게 사용되는 일반 금속과는 다른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전기차, 산업용 모터, 가전 등 고효율 전기기기의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되면서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안정적인 희토류 공급망 확보는 단순히 원자재를 싸게 구입하는 문제를 넘어 국가 산업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의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특정 국가와 지역에 생산과 가공이 집중된 핵심광물은 국제정세나 수출 규제, 공급망 교란에 따라 가격과 조달 여건이 급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미 확보한 희토류 자원을 다시 회수해 사용하는 ‘도시광산’과 순환경제가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폐가전 속 희토류 영구자석을 다시 산업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면 신규 광물 채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 방식의 한계…강한 자력이 문제였다


폐컴프레서에서 희토류 영구자석을 회수하는 과정의 가장 큰 걸림돌은 자석 자체의 강한 자력이다.

자석이 강하게 붙어 있기 때문에 단순한 기계적 분리만으로는 효율적인 회수가 어렵다.

기존에는 고열을 가해 자석을 분리하는 열처리 방식 등이 활용될 수 있었지만, 이 경우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

또한 열에 의해 자석의 물성이 변할 가능성도 있어 회수된 자원의 재활용 가치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분리기술이 필요했다.
 
LG전자, 폐가전서 희토류 영구자석 회수…비전 AI·탈자 기술로 순환경제 본격화


LG전자 해법은 ‘탈자’ 기술


LG전자가 개발한 핵심 기술은 자기장을 활용한 탈자(脫磁) 기술​이다.

쉽게 말하면 강력한 자석의 자력을 먼저 제거한 뒤 안전하게 분리하는 방식이다.

기존 열처리 방식처럼 높은 열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분리된 자석이 열로 인해 변형되는 것을 줄이고 원래의 물성을 유지할 수 있어 회수 효율과 재활용 가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 단계로 발전한다면 폐가전 재활용 산업에서 단순히 철이나 구리 같은 범용 금속을 회수하는 것을 넘어 고부가가치 핵심 소재까지 회수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기에 ‘비전 AI’까지 결합했다


이번 사업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기술은 비전 AI 기반 이미지 분석이다.

폐컴프레서는 제품과 모델에 따라 크기와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면서 내부에서 자석 위치를 찾아내는 방식에는 작업 효율과 정확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LG전자는 여기에 AI를 적용한다.

비전 AI가 폐컴프레서의 크기와 형태를 인식하고, 내부에서 분리해야 할 희토류 영구자석의 위치를 정밀하게 분석해 적절한 분리 공정을 적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결국 이번 기술의 핵심은 단순히 ‘자석을 떼어내는 기술’ 하나가 아니다.

AI로 위치를 찾고 → 탈자 기술로 자력을 제거하고 → 안전하게 분리하고 → 회수한 소재를 다시 산업 원료로 활용하는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다.


연간 4만 대 폐가전에서 1.6톤 회수 목표


LG전자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연간 약 4만 대 규모의 폐가전에서 약 1.6톤의 희토류 영구자석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순히 숫자만 보면 1.6톤이 많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양 자체보다 폐기 단계에서 희토류를 다시 회수하는 산업적 구조를 실제로 구축한다는 점이다.

회수한 영구자석은 향후 새로운 자석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화 기술 개발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즉 이번 사업은 폐가전을 처리하는 단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폐제품 → 핵심소재 회수 → 원료화 → 새로운 제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순환고리​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폐가전’이 새로운 광산이 될 수 있을까


산업계에서 폐가전 등을 ‘도시광산’으로 바라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광산에서 광물을 새롭게 채굴하는 대신 이미 시장에 공급된 제품에서 필요한 자원을 다시 회수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폐가전에서 경제성 있게 희토류를 회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회수 대상 부품을 선별하고, 운송하고, 분해하고, 자석을 분리하고, 다시 원료화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업이 장기적으로 성공하려면 기술 효율뿐 아니라 회수 비용과 자원 가격, 처리 물량, 재활용 소재의 품질​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회수한 희토류의 가치보다 처리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면 산업으로 확산하기 어렵다.


진짜 관건은 ‘대량화’와 ‘경제성’


이번 시범사업이 갖는 가장 중요한 과제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시범사업 단계에서는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실제 산업 생태계로 확대하려면 대량 처리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연간 4만 대 규모의 폐가전에서 1.6톤을 회수하는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지, 폐컴프레서 종류가 달라져도 동일한 수준의 효율을 유지하는지, AI 인식 오류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회수된 자석을 실제 새로운 자석 생산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품질로 원료화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결국 ‘회수할 수 있다’와 ‘돈이 되는 방식으로 회수할 수 있다’는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LG전자, 폐컴프레서 희토류 영구자석 회수 시범사업…핵심광물 공급망 강화
LG전자가 27일 폐가전의 컴프레서 폐기 단계에서 핵심 광물인 희토류 영구자석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폐가전 냉매압축기(컴프레서) 폐영구자석 회수 시범사업' MOU를 맺었다. 사진 좌측부터 E-순환거버넌스 이상진 이사장, 기후에너지환경부 금한승 제1차관, LG전자 생산기술원 양희구 생산혁신센터장


기업을 넘어 국가 순환경제 전략과 연결된다


이번 협약에는 LG전자뿐 아니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E-순환거버넌스가 참여했다.

이는 폐가전 자원순환이 개별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넘어 국가 차원의 순환경제 생태계 구축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앞으로 핵심광물 확보 경쟁이 심화될수록 폐배터리와 폐가전, 산업용 폐기물 등에서 전략자원을 회수하는 기술의 중요성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우리나라는 주요 핵심광물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재활용과 도시광산 기술을 통한 국내 순환자원 확보는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ESG를 넘어 ‘공급망 전략’으로 봐야 한다


이번 사업을 단순한 ESG 경영 사례로만 바라보면 핵심을 놓칠 수 있다.

물론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환경적 가치가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의미는 핵심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산업 전략이라는 데 있다.

새로운 희토류를 채굴하지 않고도 기존 제품에 들어 있는 자원을 회수해 다시 사용할 수 있다면 기업은 원자재 공급망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수단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전기차와 로봇, 고효율 모터, 스마트가전 등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산업이 확대될수록 영구자석의 중요성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폐제품에서 핵심 소재를 회수하는 기술 역시 미래 산업 경쟁력의 일부가 될 수 있다.


LG전자의 다음 과제는 ‘회수’ 이후다


이번 사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질문은 결국 이것이다.

“회수한 희토류 영구자석을 실제 산업에서 얼마나 다시 활용할 수 있는가?”

단순히 폐가전에서 자석을 분리하는 것만으로 순환경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회수된 자석에서 희토류 원료를 추출하고 품질을 확보한 뒤 새로운 자석이나 부품 생산에 다시 투입할 수 있어야 진정한 순환이 완성된다.

따라서 향후에는 회수 기술뿐 아니라 희토류 추출·정제·원료화·재제조 기술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정책지원과 표준화, 재활용업계의 인프라, 제조기업의 재생원료 사용 확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버려진 가전에서 미래 산업의 자원을 찾는다


LG전자의 이번 시범사업은 가전제품의 마지막 단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과거에는 제품을 다 사용한 뒤 폐기하고 철이나 구리 등을 회수하는 것이 재활용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제품 속 고부가가치 핵심 소재를 다시 생산체계로 되돌리는 방향으로 자원순환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AI까지 결합하면 폐기물 처리 과정도 점점 더 정밀하고 자동화된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폐가전은 더 이상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다.

그 안에는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금속과 소재, 그리고 미래 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이 들어 있다.


‘버리는 기술’에서 ‘되살리는 기술’로


LG전자가 이번에 개발한 탈자 기술과 비전 AI 기반 분리공정은 아직 시범사업 단계다.

따라서 실제 대규모 상용화와 경제성 확보 여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럼에도 방향은 분명하다.

희토류 공급망 불안과 자원 고갈, 폐기물 증가라는 세 가지 문제를 폐가전 자원순환 기술로 동시에 해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이다.

향후 기술이 대량화되고 회수된 희토류가 실제 새로운 제품 생산에 다시 투입되는 단계까지 발전한다면 폐가전은 단순한 폐기물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자원을 공급하는 ‘도시광산’​으로서 가치가 더욱 커질 수 있다.

결국 미래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자원을 새롭게 채굴하느냐뿐만 아니라, 이미 사용한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다시 산업에 돌려놓느냐에 달려 있다.

LG전자의 이번 시범사업이 국내 순환경제와 핵심광물 공급망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산업계가 주목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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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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