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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0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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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내륙철도 거제·통영·고성·합천역 환승센터 확정…‘철도 개통’보다 중요한 것은 역세권의 미래다

4개 신설역 환승센터 국가계획 반영…2030년까지 미래형 교통거점 구축, 그러나 예산·민자·구도심 공동화라는 넘어야 할 산도

기사입력 2026-08-3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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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내륙철도에 들어설 거제역·통영역·고성역·합천역 4곳이 신규 환승센터 대상지로 확정됐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수립한 ‘제4차 환승센터 및 복합환승센터 구축 기본계획(2026~2030)’에 이들 역이 반영되면서 남부내륙철도는 단순한 철도 건설사업을 넘어 지역의 교통체계와 도시공간을 바꾸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특히 환승센터는 철도와 버스, 택시를 연결하는 단순 환승시설에 머무르지 않는다.

향후에는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교통(UAM), 개인형 이동장치(PM) 등 미래 모빌리티까지 연결하는 복합 교통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환승센터 대상지로 선정됐다는 사실 자체가 지역 발전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남부내륙철도가 지역경제를 살리는 성장축이 될 수도 있고, 막대한 예산만 투입하고 이용객이 기대에 못 미치는 ‘외곽 철도역’으로 남을 수도 있다.


남부내륙철도 4개 역, 왜 환승센터가 중요한가


남부내륙철도는 수도권과 경남 내륙 및 남해안권을 연결하는 핵심 광역교통망이다.

거제·통영·고성·합천에 신설되는 역은 해당 지역의 철도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반시설이다.

하지만 철도역 하나만 세운다고 교통혁명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철도역까지 어떻게 이동할 것인지, 역에서 다시 시내와 관광지로 어떻게 이동할 것인지가 해결돼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환승센터가 중요하다.

철도역을 ‘목적지’가 아니라 ‘지역 이동의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차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고, 관광객은 관광지로 이동하며, 주민은 시장과 병원·공공기관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자율주행차와 DRT, 공유 모빌리티까지 연계한다면 하나의 역이 지역 교통망 전체를 움직이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환승센터가 ‘역세권 신도시’로 발전할 가능성


이번 계획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환승센터와 역세권 개발의 결합이다.

역 주변에 교통시설만 설치하는 방식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제한적이다.

사람이 내려서 머물고 소비하고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역세권에 상업·업무·주거·관광·문화시설을 결합하는 방식의 개발이 필요하다.

고성역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성은 환승센터 주변에 스포츠 시설과 컨벤션, 상업시설 등을 결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 전지훈련팀을 유치하는 시설을 역세권의 핵심 앵커시설로 활용한다는 구상은 주목할 만하다. 단순히 아파트와 상가를 짓는 것보다 ‘왜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먼저 만드는 개발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앞으로 다른 신설 역사에도 필요한 접근이다.
 
남부내륙철도 거제·통영·고성·합천역 환승센터 확정…‘철도 개통’보다 중요한 것은 역세권의 미래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결국 ‘돈’이다


청사진은 화려하다. 하지만 도시개발은 결국 돈이 필요하다.

현재 거론되는 사업비만 보더라도 고성역 환승센터 약 1,225억 원, 통영역 약 807억 원, 거제역 약 330억 원, 합천역 약 230억 원 등 상당한 규모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이 있다.

국가 기본계획에 반영됐다는 것이 곧 정부가 모든 사업비를 부담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지방정부의 재정과 국비, 민간투자 등을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특히 인구가 감소하거나 상권이 약한 지역에서 대규모 상업·복합개발을 추진할 경우 민간사업자가 투자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업을 시작하는 것보다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KTX역만 덩그러니’ 남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시간이다.

남부내륙철도 개통 목표와 환승센터, 역세권 개발 일정이 정확하게 맞물리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철도는 개통됐는데 환승센터가 완성되지 않았거나, 환승센터는 만들어졌는데 주변 상업·관광시설이 들어서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

역 주변은 자연스럽게 이용객이 몰리는 공간이 아니라 텅 빈 외곽지역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신설역이 기존 도심에서 떨어져 있다면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철도를 타기 위해 자동차를 이용해야 하고, 역에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면 시민 입장에서는 철도 이용의 편리성이 크게 떨어진다.

결국 ‘철도 접근성은 좋아졌는데 집에서 역까지 가기가 불편한’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


역세권 개발이 구도심을 죽이는 역설도 경계해야 한다


역세권 개발의 또 다른 함정은 구도심 공동화다.

새로운 역사 주변에 대규모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들어서면 사람과 돈이 신도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 기존 터미널과 전통시장, 원도심 상권이 쇠퇴할 수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해 만든 철도가 오히려 지역 내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남부내륙철도 역세권 개발은 ‘신도심 개발사업’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핵심은 신설역과 기존 도심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것이다.


해법은 ‘역-도심-관광지’를 하나의 교통망으로 만드는 것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버스 노선 개편이다.

기존 버스노선을 그대로 둔 채 새로운 철도역만 연결해서는 안 된다.

남부내륙철도 개통에 맞춰 시내버스와 시외버스 노선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여기에 수요응답형 교통체계인 DRT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고정 노선버스만으로 모든 주민의 이동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

예약에 따라 움직이는 DRT를 역과 읍·면 지역을 연결하는 보완 교통수단으로 활용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관광객을 위한 셔틀버스와 공유자전거, PM 등을 연계한다면 철도역에서 관광지까지의 이동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MaaS(Mobility as a Service) 형태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기차표를 예매하면서 버스와 DRT, 관광교통까지 한 번에 예약하고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민자 유치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을 끌어오는 방식이어야 한다


민간투자를 끌어오기 위해 단순히 용적률을 높이고 상업시설을 허용하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에 사람이 몰릴 이유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고성은 스포츠 전지훈련과 컨벤션을 결합할 수 있다.

통영은 관광·해양레저·문화콘텐츠와 연결할 수 있고, 거제는 조선·산업관광과 해양관광을 결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합천은 영상·관광·자연자원과 연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즉, ▲ 거제 = 산업·해양  ▲ 통영 = 문화·관광  ▲ 고성 = 스포츠·컨벤션  ▲ 합천 = 영상·생태·관광  처럼 지역별 특화 콘텐츠를 역세권의 핵심 기능으로 설정해야 한다.

그래야 민간사업자에게도 투자할 이유가 생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환승센터 전담 거버넌스’다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지자체별로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경남도와 해당 시·군, 국토교통부, 국가철도공단, 교통 관련 기관 등이 참여하는 통합 실무협의체를 조기에 가동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철도 건설과 환승센터 건설을 별개의 사업으로 바라보면 설계 변경과 중복투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철도역 설계 단계부터 환승센터와 버스 승강장, 주차장, 보행동선, 자전거·PM 시설 등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토지보상과 인허가 문제를 담당하는 전담조직도 필요하다.

2031년 철도 개통을 목표로 한다면 지금부터 시간이 많지 않다.


결국 핵심은 ‘역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남부내륙철도 거제역·통영역·고성역·합천역의 환승센터 대상지 확정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여기서 박수를 멈춰서는 안 된다.

환승센터는 시작일 뿐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철도역에 사람이 얼마나 오고, 얼마나 머물고, 지역에서 얼마나 소비하느냐다.

철도역을 만들고 주변에 상가 몇 개를 배치하는 것만으로는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오히려 잘못된 개발은 구도심을 약화시키고 지방정부의 재정부담만 키울 수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남부내륙철도 정책은 ‘철도 건설 → 환승센터 건설 → 역세권 개발’이라는 단순한 순서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통수요 창출 → 지역산업 육성 → 관광객 유입 → 역세권 개발 → 도시재생’이 동시에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복합환승센터다.


사설의 결론


남부내륙철도는 경남의 지도를 바꿀 수 있는 사업이다.

그러나 철도가 지역을 자동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아니다.

철도는 기회를 만들 뿐이고, 그 기회를 지역의 성장으로 바꾸는 것은 결국 지방정부와 지역사회의 몫이다.

거제·통영·고성·합천의 4개 신설역이 단순한 ‘KTX 정차역’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지역경제와 관광, 산업, 생활권을 연결하는 새로운 도시 성장축이 될 것인지는 앞으로 몇 년간의 정책 결정에 달려 있다.

특히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누가 역세권에 건물을 지을 것인가가 아니라, 누가 그곳에 사람을 오게 만들 것인가다.

환승센터를 먼저 만들고 콘텐츠를 고민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이 찾아올 이유를 먼저 만들고 그 수요를 교통과 도시개발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남부내륙철도의 진짜 승부처는 철길 위가 아니다.

역에서 내려선 사람들의 발걸음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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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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