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6-09-01 11:34

  • 오피니언 > 사설칼럼

경남 가을여행 18선, 관광객은 오는데 지역경제는 웃을까

추석 연휴 맞아 경남 18개 시군 대표 여행지 총망라…이제 필요한 것은 ‘명소 나열’ 아닌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를 늘리는 관광 전략

기사입력 2026-09-01 09:28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경상남도가 추석 연휴와 가을 관광철을 앞두고 가족·연인·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도내 18개 시군의 추천 여행지 18곳을 선정했다.

올해는 붉게 물드는 단풍과 형형색색의 가을꽃부터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캠핑, 가을밤을 수놓는 축제, 자연 속 체험과 전통문화까지 계절에 맞는 관광자원을 한데 묶어 귀성객과 가족 단위 관광객의 경남 방문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취지는 분명하다.

긴 추석 연휴를 활용해 경남 곳곳으로 관광객을 분산시키고, 지역의 관광자원과 축제를 알리면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과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관광객이 명소 한 곳을 둘러본 뒤 사진만 찍고 돌아간다면 지역에 남는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관광지를 둘러본 뒤 대도시로 이동해 숙박하고 식사한다면 정작 관광객을 유치한 지역은 구경거리만 제공하는 셈이 될 수도 있다.

경남의 가을 관광정책이 이제 고민해야 할 지점이 바로 이것이다.


‘18개 시군 18선’은 시작일 뿐이다


경남이 선정한 가을 여행지는 자연과 축제를 중심으로 다양하다.

사천 다솔사 같은 단풍 명소부터 가을꽃을 만날 수 있는 지역, 통영 한산도 오토캠핑장과 같은 체류형 관광지, 진주남강유등축제 등 대형 지역축제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여기에 진주·의령·함안 등의 역사와 기업가 생가를 연결하는 ‘K-거상 관광루트’ 같은 지역 특화 콘텐츠까지 더해지면서 단순한 자연관광을 넘어 경남만의 이야기를 만들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관광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몇 곳을 소개했느냐가 아니라 오히려 관광객이 그 지역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고, 얼마를 쓰고, 다시 찾아오느냐가 더 중요하다.

18개 여행지를 선정했다면 다음 단계는 자연스럽게 18개의 관광지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


가장 큰 위험은 ‘명소 소비’에 그치는 것이다


가을꽃을 보고 돌아가고, 단풍을 보고 돌아가고, 축제만 보고 돌아간다면 관광은 일회성 이벤트가 된다.

특히 경남은 부산·울산·대구 등 인접 대도시와 가까워 당일치기 관광이 상대적으로 쉬운 지역이다.

이것은 장점이면서 동시에 약점이다.

접근성이 좋다는 것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쉽다는 의미지만, 반대로 숙박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기에도 편하다는 뜻이다.

결국 경남 관광정책의 핵심 질문은 “몇 명이 왔는가”가 아니라 “몇 명이 경남에서 하루를 더 머물렀는가”​가 되어야 한다.
 
경남 가을여행 18선, 관광객은 오는데 지역경제는 웃을까


바가지요금과 불친절은 관광정책의 최대 복병


아무리 아름다운 관광지를 만들어도 관광객의 경험이 나쁘면 재방문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관광철마다 반복되는 바가지요금, 음식 가격 논란, 불친절 문제는 지역관광의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수십만 원의 여행비를 들여 방문했는데 음식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거나 가격에 비해 서비스가 부실하다면 ‘다시 찾고 싶은 경남’이라는 이미지를 갖기 어렵다.

따라서 관광객을 부르는 광고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관광객이 안심하고 돈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주요 축제장과 관광지 주변 음식점·숙박업소의 가격정보를 공개하고, 주요 메뉴의 가격표시를 강화하며, 관광객 불편 신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상시 운영해야 한다.

관광객에게 ‘친절하게 해달라’고 당부하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

가격과 서비스의 투명성을 관광정책의 핵심 지표로 관리해야 한다.


교통과 주차 문제도 관광객의 첫인상을 결정한다


인기 관광지에 관광객이 몰리는 것도 예상 가능한 문제다.

문제는 이를 매년 반복하면서도 ‘예상하지 못한 혼잡’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감악산과 같은 인기 관광지나 대형 축제장은 좁은 진입도로와 제한된 주차공간 때문에 특정 시간대에 교통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관광객은 여행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지친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차량을 관광지 안으로 더 많이 밀어 넣는 것이 아니라 관광지 밖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외곽에 임시 또는 대형 주차장을 마련하고 셔틀버스를 운영하며, 실시간 주차 가능 대수와 도로 혼잡도를 모바일로 제공해야 한다.

관광객이 출발하기 전에 ‘지금 가도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추석 연휴 맞아 경남 18개 시군 대표 여행지 총망라…이제 필요한 것은 ‘명소 나열’ 아닌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를 늘리는 관광 전략


이제 ‘18선’을 ‘18개 체류코스’로 바꿔야 한다


경남의 관광정책이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명소 중심에서 동선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 관광지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광지 → 지역 맛집 → 전통시장 → 카페 → 야간 콘텐츠 → 숙박 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소비 동선을 만들어야 한다.

가족 관광객에게는 체험형 코스를, 중장년층에게는 역사·문화형 코스를, 젊은 관광객에게는 SNS 인증과 야간관광을 결합한 코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관광객이 ‘어디를 갈까’를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 ‘이 지역에서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낼까’를 쉽게 결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반값여행’ 같은 정책과 결합하면 효과는 더 커진다


경남의 인구감소지역이 참여하는 지역사랑 휴가지원, 이른바 ‘반값여행’과 같은 체류지원 정책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핵심은 단순 할인에 그치지 않는 것이다.

숙박을 하면 지역화폐를 지급하고, 지역화폐를 사용하면 전통시장이나 지역 음식점에서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식으로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관광객 한 명을 데려오는 것보다 관광객 한 명이 지역에서 20만 원을 쓰게 만드는 것이 지역경제에는 더 중요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관광성과를 평가할 때 방문객 숫자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평균 체류일수 ▲1인당 관광지출액 ▲숙박률 ▲지역화폐 사용액 ▲전통시장 소비액 ▲재방문율 등을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


관광정책의 최종 목표는 ‘사진’이 아니라 ‘다시 방문할 이유’다


경남의 18개 시군에는 이미 훌륭한 관광자원이 많다.

문제는 자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원을 연결하고 소비시키는 방식이다.

가을꽃 하나 보고 돌아가는 관광에서 하루 머무는 관광으로, 유명 관광지 하나를 방문하는 여행에서 주변 상권까지 소비하는 여행으로 바꿔야 한다.

또한 관광객에게 무조건 더 많은 소비를 요구하기 전에 가격과 서비스의 신뢰부터 확보해야 한다.

추석 연휴는 경남 관광의 중요한 기회다.

하지만 관광객 숫자만 늘리는 데 만족한다면 이번 18선 역시 일회성 홍보 캠페인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이번 기회를 ‘경남형 체류관광 실험’​으로 활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18개 시군의 관광지를 각각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하고, 숙박과 음식, 쇼핑과 축제, 야간관광을 묶어 지역 안에서 소비가 순환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결국 좋은 관광정책은 관광객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경남에 한번 와보세요”가 아니라 “경남에서 하루 더 머물 이유가 있습니다.”

경남의 가을 관광 18선이 진짜 성공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도 바로 여기에 있어야 한다.

18곳을 얼마나 많이 알렸느냐가 아니라, 그 18곳을 통해 지역 주민의 매출이 얼마나 늘었느냐.

이제 경남 관광정책은 ‘관광객 수’라는 양적 경쟁에서 벗어나 체류시간·소비액·재방문율이라는 질적 경쟁으로 넘어갈 때다.

#경남가을여행 #경남여행지추천 #경남추석여행 #경남여행 #경남관광 #경남18선 #경남가을축제 #경남관광명소 #진주남강유등축제 #체류형관광 #경남반값여행 #지역경제활성화 #추석연휴여행 #가을여행추천 #경상남도
 
전국 주유권, 편의점, 카페 등 10% 할인되는 모바일 쿠폰 '업플러스' 가입 안내
전국 주유권, 편의점, 카페 등 10% 할인되는 모바일 쿠폰 '업플러스' 가입 안내
 

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댓글0

스팸방지코드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