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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0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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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특성화고 평생교육, 방향은 맞다…하지만 3개교·5,000만 원으로 충분한가

김해건설공고·경남자영고·경남자동차고 선정…자격증·농산업기계·자동차정비 등 실무교육, 지역 직업교육 거점 확대가 관건

기사입력 2026-09-0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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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특성화고 시설 개방, 방향은 맞다…하지만 5,000만 원·3개교로 지역 평생교육 될까


학교는 학생들만을 위한 공간일까.

적어도 특성화고라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달라질 수 있다.

특성화고에는 일반 학교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전문 실습장과 장비, 그리고 현장 경험을 갖춘 교사와 전문 인력이 있다. 그런데 정규 수업이 끝난 뒤 이 시설과 전문성이 상당 부분 활용되지 않는다면 지역사회 입장에서는 상당한 자원의 낭비다.

경상남도교육청이 올해 처음 시작하는 ‘특성화고 시설 활용 평생교육 활성화 사업’​은 바로 이 문제에서 출발한다.

경남교육청은 공모에 참여한 도내 8개 특성화고 가운데 김해건설공업고등학교, 경남자영고등학교, 경남자동차고등학교 등 3개교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 학교에는 모두 5,000만 원의 사업비​가 지원된다.

3개 학교는 2026년 9월부터 2027년 2월까지 학부모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학교별 특화 시설과 장비를 활용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방향은 분명 옳다.

문제는 이 좋은 정책을 얼마나 크게, 그리고 얼마나 오래 끌고 갈 것인가​다.


특성화고가 지역 직업교육센터가 되는 이유


이번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교육 내용이다.

김해건설공업고등학교는 지게차운전기능사와 전기기능사 취득 과정을 운영한다.

경남자영고등학교는 화훼장식, 농산업기계 정비·운전, 식육처리 실무교육​을 진행한다.

경남자동차고등학교는 용접과 자동차정비 등 실무 중심 기술교육을 제공한다.

공통점이 있다.

모두 책상 앞에서 이론만 배우는 교육이 아니라 실제 장비를 다루고 기술을 익히는 현장형 직업교육이라는 점이다.

지역 주민 입장에서는 상당히 현실적인 교육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는 자격증 취득의 기회가 될 수 있고, 직업을 바꾸려는 중장년에게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에게도 관련 기술을 직접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대도시의 전문 교육기관을 찾아가지 않고도 지역에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지방의 교육격차를 줄이는 데 의미가 있다.
 
김해건설공고·경남자영고·경남자동차고, 지역 주민 대상 무료 직업교육 시작


그런데 왜 3개교뿐인가


여기서 첫 번째 문제가 나온다.

이번 공모에는 8개 특성화고가 신청했지만 선정된 학교는 3곳이다.

시범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특성화고의 우수한 시설을 지역사회와 공유한다는 정책 취지를 생각하면 수혜 지역이 제한적이라는 것은 분명한 한계다.

경남은 지역 간 거리가 상당히 크다.

김해와 양산, 창원 등 도시권 주민에게 접근하기 쉬운 학교와 농어촌 지역 주민이 접근할 수 있는 학교는 상황이 다르다.

결국 아무리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 있어도 거리가 멀면 참여하기 어렵다.

‘학교가 개방됐다’는 것과 ‘도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따라서 시범사업의 성과를 평가할 때 단순히 교육생 몇 명을 배출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별 접근성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5,000만 원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더 중요한 문제는 예산이다.

3개 학교에 총 5,000만 원​이 지원된다.

단순 계산으로 나누면 학교당 평균 약 1,667만 원​이다.

물론 실제 학교별 배분 방식은 다를 수 있지만, 이 정도 규모의 예산으로 실습형 직업교육을 장기간 운영한다는 것은 결코 넉넉하다고 보기 어렵다.

실습교육은 일반 강의와 다르다.

강사비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실습재료비, 장비 유지·보수비, 안전관리 비용, 보험 및 운영비 등이 뒤따른다.

특히 용접이나 자동차정비, 지게차, 농산업기계처럼 장비를 직접 사용하는 교육은 안전관리 비용을 가볍게 볼 수 없다.

교육생이 늘어날수록 재료비와 장비 사용량도 함께 증가한다.

따라서 이 사업이 실제로 호응을 얻는다면 오히려 예산 부족이 가장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교육 수요가 많아지는 것이 성공이지만, 예산이 그대로라면 성공한 사업이 운영난에 빠지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


‘무료 교육’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 이후다


이번 사업에서 또 하나 짚어야 할 부분은 교육의 성과를 어디까지 볼 것이냐는 문제다.

자격증 교육을 실시하고 수료증을 발급했다고 해서 평생직업교육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진짜 성과는 그 다음에 있다.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실제 취업으로 연결됐는가.

기술을 배운 사람이 창업이나 재취업에 성공했는가.

기존 소상공인의 업무 능력이 향상됐는가.

지역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확보했는가.

이런 지표가 따라와야 한다.

따라서 경남교육청은 향후 사업 평가에서 단순한 ‘교육 참여자 수’와 ‘수료자 수’​를 넘어 자격증 취득률, 취업률, 재취업률, 창업 연계율, 지역기업 채용 연계율 등을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학교에서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 지역경제로 연결되는 교육이 된다.


안전 문제는 절대로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된다


특성화고 시설을 외부인에게 개방하는 만큼 안전 문제도 중요하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학교 실습장에 지역 주민이 들어오게 되면 시설 관리와 안전 책임의 범위가 복잡해진다.

특히 야간과 주말 교육은 학교의 정규 운영시간과 다르기 때문에 출입관리, 응급상황 대응, 장비 사용 통제 등을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경남교육청도 참여자 안전교육과 시설·장비 점검 등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표준화된 운영체계다.

학교마다 안전관리 방식이 달라서는 안 된다.

실습 장비별 사용 기준, 초보자 교육, 보호장비 착용, 사고 발생 시 대응 절차, 야간 비상연락망 등을 포함한 통합 매뉴얼이 필요하다.

특히 지게차나 용접, 자동차정비처럼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분야는 교육생의 숙련도에 따라 실습 단계를 세분화해야 한다.


방과 후·주말 개방, 학생 교육권도 지켜야


이번 사업은 방과 후와 야간, 주말, 방학 기간을 활용해 운영된다.

재학생의 정규 교육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학교는 여전히 학생들의 교육공간이다.

외부 교육생이 많아지면 시설 이용 시간이 겹칠 수 있고, 장비 고장이나 시설 훼손이 발생할 경우 재학생 교육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학교 개방을 무조건 확대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학생 교육권을 우선 보장하면서 지역사회 개방을 병행하는 운영 원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외부 교육 전용 시간과 공간을 설정하고, 장비별 이용 예약제를 도입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


이제는 ‘3개교 시범사업’에서 멈추면 안 된다


이번 사업이 성공하려면 다음 단계가 중요하다.

첫째, 참여 학교를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8개교가 신청했다는 것은 이미 상당한 관심과 수요가 있다는 의미다.

시범사업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다른 특성화고에도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둘째, 지역별 특성에 맞는 직업교육을 개발해야 한다.

도시 지역에서는 자동차정비나 전기, 용접 등 산업 분야 교육을 강화하고, 농촌 지역에서는 농기계와 식품가공, 화훼 등 지역산업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셋째, 지역기업과 연결해야 한다.

학교에서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한 뒤 지역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기업 수요조사와 채용 연계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

넷째, 교육비 지원과 후속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저소득층이나 취업취약계층에게는 교육비뿐 아니라 자격증 시험 응시료, 교통비, 실습비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성화고는 ‘학교’이면서 ‘지역 인프라’다


이번 사업의 본질은 특성화고 시설을 빌려주는 데 있지 않다.

특성화고가 가진 시설·장비·교사·기술·교육 콘텐츠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것이다.

고령화와 산업구조 변화가 빨라지는 시대에는 평생직업교육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 직장에서 평생 일하는 시대가 저물면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직업을 바꾸는 교육 수요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역에 이미 존재하는 특성화고의 교육 인프라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문제는 얼마나 체계적으로 운영하느냐다.

5,000만 원짜리 일회성 사업으로 끝나면 좋은 아이디어에 그칠 뿐이다.

반대로 시범사업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예산을 확대하면서 참여 학교와 교육과정을 늘리고, 자격증 취득에서 취업과 창업까지 연결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때 비로소 특성화고는 학생만을 위한 학교를 넘어 지역 주민의 평생직업교육을 책임지는 지역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경남교육청이 말하는 ‘평생직업교육 거점’이라는 목표가 현실이 되려면 이제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다.

더 많은 학교, 더 충분한 예산, 더 촘촘한 안전관리, 그리고 교육 이후의 취업·창업 연계다.

특히 제19대 교육감 공약 사업이기도 한 이번 특성화고 평생교육 활성화 3개교 시범사업의 진짜 성패는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했느냐가 아니라, 이 네 가지를 얼마나 제대로 만들어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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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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