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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0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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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회 공식 대화방에서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민주당 전원 퇴장, 윤리위원장 사퇴 표명

여야 의원·의회 직원 참여 공식 대화방에서 원색적 표현 논란…민주당 의원 전원 퇴장, 김이근 의원 윤리위원장 사퇴 의사 표명

기사입력 2026-09-0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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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단톡방인 줄 알았다”는 해명으로 끝날 일인가…도의원의 품위는 어디에 있나


경남도의회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국민의힘 소속 김이근 경남도의원이 여야 의원과 의회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공식 단체 대화방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비하하는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반발했고 공식 대화방에서 전원 퇴장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대표의원에게 사과하고 자신이 맡고 있던 도의회 윤리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기까지는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이 사건을 단순한 ‘단톡방 실수’로 치부해도 되는 것일까.

본지는 그렇게 보기 어렵다.

문제의 본질은 특정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호불호가 아니다. 또한 여야가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갖는 것 자체가 문제도 아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인은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다. 정부 정책을 공격할 수도 있고, 국정 운영을 강하게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판과 비하, 정치적 논쟁과 인격적 모욕은 전혀 다른 문제다.

더구나 그 장소가 사적인 친목방이 아니라 의원과 의회 직원이 함께 있는 공식 소통방이었다면 이야기는 더욱 달라진다.


“단톡방을 착각했다”는 말이 오히려 문제를 키운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단톡방으로 착각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해명은 오히려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경상남도 도의원은 국민의힘 단톡방에서는 그렇게 말해도 괜찮다는 것인가.

물론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의 법적·사회적 성격이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정치적 표현에도 최소한의 품격과 책임은 필요하다.

특히 도의원이라면 더욱 그렇다.

도의원은 자신의 개인 SNS 계정으로 활동하는 일반인이 아니다. 지역 주민의 표를 받아 지방의회의 구성원이 되고, 예산과 조례를 심의하며 행정을 견제하는 공적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말 한마디에도 ‘개인의 감정’보다 ‘공인의 책임’이 먼저 따라붙어야 한다.

공식 단체 대화방에서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비하 표현을 사용했다면 그것은 단순한 오타나 실수가 아니라 공적 공간에 대한 인식과 공직자로서의 언어 감각을 되돌아봐야 할 문제다.


더 심각한 이유는 ‘윤리위원장’이었다는 점이다


이번 논란이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김 의원의 당시 직책이 단순한 도의원이 아니었다는 데 있다.

그는 도의회 윤리위원장직을 맡고 있었다.

윤리위원회는 의원의 윤리와 품위를 다루는 자리다.

그런 직책을 맡은 사람이 공식 의회 소통망에서 정치적 상대를 넘어 국가원수에 대한 원색적인 비하 표현을 사용했다면, 당연히 윤리위원장으로서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윤리를 판단하는 사람이 스스로 공적 언행의 기준을 흔들었다면 시민들은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물론 누구든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공직에서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만이 아니다.

실수했을 때 자신의 행동이 왜 잘못됐는지 정확히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는가가 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윤리위원장직 사퇴 의사 표명은 적어도 책임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서는 안 된다.
 
경남도의회 단톡방 논란, 김이근 의원 대통령 비하 발언…공직자 품위 논란 커진 이유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공인의 품위’는 구분해야 한다


정치인에게는 강력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당연한 과정이다.

문제는 어떤 내용으로, 어떤 방식으로 비판하느냐​다.

정책 실패를 지적하고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것과 상대방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것은 다르다.

특히 공식적인 의회 공간이라면 더욱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의회는 싸우는 곳이다.

여야가 정책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해야 한다. 때로는 거친 공방도 벌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싸움의 목적은 상대를 모욕하는 것이 아니라 도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경쟁이어야 한다.

정치적 적대감이 개인에 대한 혐오와 조롱으로 변하는 순간 의회는 정책 경쟁의 공간이 아니라 감정싸움의 공간으로 전락한다.

그리고 그 피해는 결국 도민에게 돌아간다.


민주당 의원 전원 퇴장,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해당 공식 대화방에서 전원 퇴장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대화방 하나를 나간 것이 곧바로 의정활동 전체의 파행을 의미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치적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그 후유증은 생각보다 오래간다.

경남도의회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함께 도민의 민생과 지역 현안을 논의해야 하는 공적 기관이다.

예산도 함께 심의해야 하고, 지역 현안도 함께 풀어야 한다.

경남의 산업과 일자리, 교통과 의료, 교육과 복지 문제는 여야가 서로 등을 돌린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공식 소통 공간에서 상대 진영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마저 사라진다면 협치는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는가.

정치는 말싸움으로 끝나지만, 의정은 결국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신뢰가 필요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재발 방지 시스템’이다


이번 사건을 개인의 사과와 사퇴로만 끝내서는 안 된다.

경남도의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공식 디지털 소통 공간에 대한 명확한 운영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

첫째, 의원과 의회 직원이 참여하는 공식 단체 대화방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관리해야 한다.

둘째,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는 것과 특정인을 모욕하거나 비하하는 행위를 구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윤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의원 대상 디지털 소통·공직윤리 교육을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공식 소통방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어떻게 사과하고 갈등을 조정할 것인지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야 모두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여당 의원이든 야당 의원이든, 정치적 성향이 무엇이든 공적 공간에서의 품위 기준은 같아야 한다.


도의원에게 필요한 것은 ‘말할 자유’가 아니라 ‘책임 있게 말할 의무’다


이번 사건에서 시민들이 묻는 질문은 의외로 단순하다.

“도의원이라는 공인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렇게까지 말해도 되는가?”

답은 명확해야 한다.

정치적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대통령을 비판할 수도 있다.

정부 정책을 반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식 의회 공간에서 원색적인 비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정치적 자유와 별개의 문제다.

특히 윤리위원장이라는 직책까지 맡았다면 그 책임은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공인은 일반 시민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갖는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은 더 높은 책임도 져야 한다.

권한은 공적으로 행사하면서 언행은 사적으로 하겠다는 태도는 시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도의원이라는 직함은 명함에만 붙는 장식이 아니다.

그 직함에는 주민을 대표한다는 책임과 의회의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가 함께 따라붙는다.


‘실수’보다 더 무서운 것은 공적 책임에 대한 무감각이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특정 의원 한 사람의 거친 표현만이 아니다.

정치권 전반에 퍼지고 있는 ‘내 편이면 괜찮고 상대편이면 무엇을 해도 된다’는 이중잣대​다.

내가 하면 풍자이고 상대가 하면 막말이라는 식의 정치가 반복되면 의회 민주주의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치인은 상대방을 설득해야 한다.

시민에게 자신의 정책을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경남도의회가 해야 할 일은 서로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공직자의 언행과 의회 윤리의 기준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김 의원 역시 윤리위원장직 사퇴 의사 표명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언행이 왜 문제가 됐는지 분명하게 설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그리고 경남도의회 역시 이번 일을 특정 정당이나 특정 의원의 문제로만 몰아갈 것이 아니라 의회 전체의 자정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도의원은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주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말해야 하는 사람이다.

정치적 자유는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 자유가 공적 품위를 면제해주는 면허증은 아니다.

경남도의회가 이번 사건을 단순한 ‘단톡방 해프닝’으로 넘긴다면 시민들의 실망은 더 커질 것이다.

반대로 스스로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책임을 묻는다면, 이번 논란은 의회의 품위를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결국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정치적 생각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정치, 그리고 자신이 가진 공적 권한만큼 책임지는 정치다.

그것이 도의원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자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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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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