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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0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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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겸직 논란…비례대표 의원직 유지 괜찮나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 의원, 비례대표 국회의원직 유지 방침…소수정당 생존 논리와 비례대표제 취지, 공직자 책임 사이에서 커지는 정치적 공정성 논란

기사입력 2026-09-0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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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의원직 유지 선언…소수정당의 현실인가, 정치적 특혜인가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장관에 임명된 이후에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겸직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직책 선택’ 문제가 아니다.

국회의원과 국무위원이라는 두 개의 공적 지위를 한 사람이 동시에 갖는 것이 과연 국민에게 공정한 것인지,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직에 진출할 경우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 비례대표제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정당의 생존”이라는 이유가 개인의 의원직 유지에 대한 충분한 명분이 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용혜인 후보자는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 정당이 되고 국고보조금 감소 등으로 당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고 있다.

소수정당의 현실이라는 점에서는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정치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과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당의 생존’과 ‘국민의 신뢰’는 같은 문제가 아니다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국회의원직이 개인이나 정당의 생존을 위해 보유할 수 있는 정치적 자산인가라는 점이다.

국회의원은 정당의 당직자가 아니다.

국민의 대표다.

특히 비례대표 의원은 특정 지역구의 유권자에게 직접 선출된 것이 아니라 정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의석으로 전환해 국회에 들어온다.

따라서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으로 입각하면서 의원직을 계속 유지하는 문제는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장관은 행정부의 정책을 책임지는 국무위원이고, 국회의원은 입법과 국정 감시를 담당하는 헌법기관이다.

두 직책은 서로 다른 역할과 책임을 갖는다.

물론 법적으로 겸직이 가능한지 여부와 정치적으로 바람직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법률상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적 논란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고위공직자일수록 “할 수 있는가”보다 “해도 되는가”를 먼저 묻는 자세​가 필요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비례대표제의 취지’다


이번 논란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대목이 있다.

바로 비례대표 의원이라는 지위다.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치적 견해와 사회적 대표성을 국회에 반영하기 위한 제도다.

그런데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직을 수행하면서도 자신의 국회의원직을 유지한다면, 한 사람이 입법부와 행정부의 핵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게 된다.

물론 국무위원 가운데 국회의원을 겸하는 사례 자체가 전혀 낯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단순한 ‘국회의원 출신 장관’의 문제가 아니다.

비례대표 의원의 의석 승계와 정당 의석 유지라는 문제까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이 던지는 질문은 간단하다.

“장관이 되면서까지 왜 국회의원직을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가?”

여기에 대해 “우리 당이 원외로 밀려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면 또 다른 질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국회의원 의석은 국민을 위한 공적 자리인가, 아니면 정당의 생존을 위한 정치적 자산인가.

이 질문에 정치권은 정면으로 답해야 한다.
 
용혜인 장관 되면서 국회의원 유지? ‘소수정당 생존’ 명분에 커지는 특혜 논란


‘소수정당 보호’라는 명분도 검증받아야 한다


기본소득당이 소수정당이라는 점은 분명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거대 정당 중심의 정치구조에서 소수정당이 의석 하나를 잃는 것이 정당의 존립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주장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소수정당이라는 이유가 모든 행위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소수정당일수록 국민에게 더욱 엄격한 정치적 기준을 보여줘야 한다.

거대 정당의 기득권을 비판해 온 정치세력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에서는 “당의 생존”이라는 이유로 기존 정치권과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면, 결국 국민에게는 선택적 원칙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말과 행동의 불일치다.

특히 공정과 개혁을 주장해온 정치세력이 자신에게 유리한 순간에 원칙을 달리 적용한다면 정치적 신뢰는 더욱 빠르게 무너진다.


‘특혜’ 논란을 피하려면 스스로 더 엄격해야 한다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기준은 특혜 논란이다.

국회의원과 국무위원이라는 두 개의 권한을 동시에 갖는다면 그만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할 책임도 커진다.

장관은 정부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위치에 있다.

국회의원은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역할의 긴장관계를 생각한다면 두 직책을 한 사람이 동시에 맡는 것이 과연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장관직은 상당한 업무 집중을 요구한다.

국회의원의 입법활동과 지역·정당 활동까지 동시에 수행하면서 장관 업무까지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지 역시 검증 대상이다.

결국 겸직이 가능하냐는 법률적 문제보다 두 직책을 동시에 수행할 능력과 책임성이 있느냐는 정치적 문제가 더 중요하다.


맹자가 오늘의 정치인에게 던지는 질문


여기서 맹자의 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맹자는 말했다.

“以其昭昭,使人昭昭. 今以其昏昏,使人昭昭.”

자신이 밝은 지혜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밝게 해야 하는 사람이 오히려 스스로 흐릿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밝히려 한다는 뜻이다.

오늘날의 정치로 옮겨보면 의미는 더욱 선명하다.

국민에게 공정과 원칙을 요구하는 정치인이라면 자신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국민에게 희생과 책임을 요구하면서 정치인 자신은 예외가 되려 한다면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정치개혁을 말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생존에는 기존 제도의 틈을 최대한 활용하려 한다면 국민은 그 정치개혁을 신뢰하기 어렵다.

용혜인 후보자가 정말 성평등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부 정책을 이끌고자 한다면, 장관직과 국회의원직을 모두 움켜쥐는 모습보다 어떤 선택이 국민에게 가장 공정한가를 먼저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장관직이냐 국회의원직이냐, 결국 선택의 문제다


이번 논란을 가장 간단하게 정리하면 결국 선택의 문제다.

장관직을 맡겠다면 장관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겠다면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두 직책을 모두 유지할 경우에는 그만큼 강력한 법적·정치적 근거와 국민적 설득 논리가 필요하다.

특히 “정당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의원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는 정치권 내부에서는 현실적인 이유일 수 있지만, 국민에게는 반드시 설득력 있는 이유라고 보기 어렵다.

정당의 존립은 중요하다.

그러나 정당의 존립보다 먼저 존재해야 하는 것은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다.

국회의원 한 석을 지키기 위해 원칙을 희생한다면 그 한 석을 지키는 대신 정치적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대통령도 이번 인선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 문제는 용혜인 후보자 개인에게만 맡겨둘 사안도 아니다.

임명권자인 대통령 역시 이번 논란을 가볍게 볼 이유가 없다.

성평등가족부가 새롭게 출범하거나 역할을 확대하는 과정이라면 초대 장관에게 요구되는 것은 무엇보다 상징성과 도덕적 신뢰, 그리고 정책 수행 능력​이다.

그런데 장관 임명 이전부터 겸직과 특혜 논란이 계속된다면 취임 이후 정부가 추진하는 성평등 정책의 정당성에도 불필요한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정책의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정책을 추진하는 주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정책의 설득력 역시 약해진다.

따라서 대통령실과 인사권자는 “법적으로 가능한가”만 따질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가”까지 판단해야 한다.


정치개혁의 출발점은 ‘내가 먼저 내려놓을 수 있는가’다


정치는 권력을 얻는 기술이 아니라 권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책임이다.

특히 장관과 국회의원이라는 공적 권한을 동시에 갖겠다는 결정은 개인의 정치적 선택으로만 볼 수 없다.

그 선택에는 국민의 세금, 국가 정책, 입법권, 행정부의 책임이라는 무거운 공적 가치가 걸려 있다.

그래서 이번 논란의 본질은 용혜인이라는 한 정치인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인이 자신에게 유리한 제도를 어디까지 활용할 것인가, 그리고 국민에게 요구하는 원칙을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소수정당의 생존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 생존을 위해 국민이 부여한 공적 지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정당한지는 별도의 문제다.

국민이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내려놓을 줄 아는 절제와 책임이다.

용혜인 후보자가 진정으로 새로운 정치를 말하고 싶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장관직과 의원직을 동시에 지키는 논리가 아니라, 어떤 선택이 국민에게 더 공정한지 먼저 보여주는 정치적 결단일 것이다.

결국 정치인의 품격은 권한을 얼마나 많이 갖느냐가 아니라, 필요할 때 무엇을 내려놓을 수 있느냐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이번 인선에서 국민이 지켜봐야 할 것도 바로 그 지점이다.

“당의 생존”이라는 명분이 과연 국민의 신뢰보다 앞설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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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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