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거상 관광루트, 청년이 알린다…경남 ‘리치메이트’ 9월 4일까지 모집
경상남도가 진주·의령·함안을 하나의 관광권역으로 연결하는 ‘K-거상 관광루트’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상남도와 경남관광재단은 오는 9월 4일까지 청년 서포터즈 ‘K-거상 리치메이트’ 15명을 모집한다. 이번 사업은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이끈 기업가들의 생가와 지역의 역사·문화·관광자원을 하나의 스토리로 묶어 새로운 경남 관광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특히 단순한 관광지 소개에 그치지 않고 청년들이 직접 현장을 경험한 뒤 영상과 사진, 숏폼 등 SNS 콘텐츠로 제작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행정 중심 관광홍보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부자 기운을 함께 나누는 친구’…청년의 시선으로 K-거상을 알린다
‘리치메이트(Rich Mate)’라는 이름에는 ‘부자 기운을 함께 나누는 친구’라는 의미가 담겼다.
모집 대상은 경남 소재 대학 재학생 또는 경남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이다. 경남여행과 관광 홍보에 관심이 있고 SNS 콘텐츠 제작과 운영, 서포터즈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홍보 서포터즈 경험자와 SNS 팔로워가 많은 지원자, 영상 제작 관련 자격증 보유자 등은 선발 과정에서 우대받는다.
선발된 15명은 9월부터 12월 초까지 활동하면서 월 4건 이상의 K-거상 관광루트 콘텐츠를 제작하고 발대식·해단식, 팸투어 등 공식 홍보활동에도 참여한다.
진주·의령·함안, ‘기업가 정신’이라는 하나의 관광 스토리로 묶는다
K-거상 관광루트의 핵심은 서로 다른 지역 관광자원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것이다.
주요 관광지는 의령의 솥바위와 호암 이병철 생가, 진주의 승산부자마을과 연암 구인회 생가, 함안의 만우 조홍제 생가 등이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창업주들의 삶과 도전, 기업가 정신을 지역의 역사·문화와 결합해 관광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이는 관광객에게 단순히 ‘생가를 둘러보는 여행’을 제공하는 데서 벗어나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을 따라가는 역사문화 여행’이라는 새로운 여행 경험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14억3천만원 사업…홍보보다 중요한 것은 ‘성과’다
하지만 K-거상 관광루트가 실제로 경남을 대표하는 관광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이번 K-거상 관광루트 상품화 사업에는 14억3천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앞으로는 ‘얼마나 홍보했는가’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제로 여행을 왔고 지역에서 소비했는가’를 평가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현재와 같은 서포터즈 콘텐츠 제작 중심의 홍보만으로는 사업의 최종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SNS 콘텐츠 조회수와 도달률뿐 아니라 실제 관광객 방문 증가율, 체류시간, 숙박률, 지역 상권 소비액, 재방문율 등을 함께 측정해야 한다.
특히 콘텐츠 조회수가 높더라도 실제 관광객 방문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관광사업으로서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진주·의령·함안의 ‘지역 경쟁’을 ‘공동 성장’으로 바꿔야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3개 시·군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하느냐다.
진주와 의령, 함안은 각각 경쟁력 있는 역사·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통합 관광상품을 만들면서 어느 지역을 중심으로 할 것인지, 주요 행사와 방문객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따라 지역 간 이해관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K-거상 관광루트의 성공 여부는 개별 관광지의 경쟁력뿐 아니라 3개 시·군이 하나의 관광상품을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
한 지역의 관광객 증가가 다른 지역의 관광객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라, 진주에서 시작해 의령과 함안으로 이동하고 숙박과 식음료, 쇼핑까지 이어지는 ‘관광객의 지역 내 이동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생가 관광’에서 끝나지 않으려면 체험 콘텐츠가 필요하다
관광객 입장에서 생가와 기념시설을 둘러보고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는 재방문을 유도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K-거상 관광루트는 기업가 정신과 체험형 관광을 결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활용한 미션형 관광, AR 기반 역사 콘텐츠, 창업 아이디어 체험, 기업가정신 교육 프로그램, 지역 특산품과 연계한 체험상품 등을 개발한다면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다.
특히 청년 서포터즈 ‘리치메이트’가 단순히 관광지를 촬영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어떤 콘텐츠가 실제 관광객의 방문을 유도하는가’를 실험하는 콘텐츠 기획자 역할까지 맡는다면 사업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리치메이트도 ‘조회수 경쟁’에서 ‘관광객 전환’으로
청년 서포터즈 운영 방식 역시 성과 중심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월별 콘텐츠 제작 건수를 채우는 방식보다는 콘텐츠 조회수, 공유·댓글 등 이용자 반응, 관광정보 검색 증가, 실제 방문 인증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우수 콘텐츠에 대한 시상과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성과가 뛰어난 서포터즈를 향후 ‘K-거상 관광’ 공식 홍보대사로 지속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렇게 되면 서포터즈 활동이 3개월짜리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청년 관광 크리에이터를 육성하는 장기적인 지역 관광자산으로 발전할 수 있다.
‘부자의 기운’에서 ‘대한민국 성장의 역사’로
K-거상 관광루트가 가진 가장 큰 가능성은 단순히 ‘부자 생가’를 관광하는 데 있지 않다.
진주·의령·함안에 흩어진 창업주들의 이야기를 연결하면 대한민국 산업화와 기업가 정신,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결합된 독특한 관광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다만 브랜드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유명 창업주의 이름에만 의존하기보다 지역 주민의 이야기와 음식, 공간, 자연, 전통문화까지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관광객에게 남아야 하는 것은 ‘생가를 봤다’는 기억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이야기를 여행으로 경험했다’는 인상이어야 한다.
경남도와 경남관광재단이 추진하는 K-거상 관광루트가 이러한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진주·의령·함안을 잇는 새로운 광역관광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홍보 콘텐츠 생산과 행사 개최에만 집중하고 실제 관광객 유입과 지역경제 효과를 측정하지 못한다면 14억3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 있다.
K-거상 관광의 다음 과제는 ‘얼마나 많이 알렸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머물고, 소비하고, 다시 찾아오게 만들었느냐’를 증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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