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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0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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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실만 깨끗하면 끝?”…폭염 속 식중독 막으려면 식재료 운송부터 바꿔야

개학기 급식 재개·폭염·식재료 유통 위험 겹쳐…조리장 위생점검 넘어 콜드체인·보존식·재점검까지 상시 관리체계 필요

기사입력 2026-09-0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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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한 끼가 위험해져서는 안 된다”…폭염 속 학교 식중독, 경남교육청의 9월 11일까지 353곳 집중점검만으로 충분한가


학교에서 매일 제공되는 급식은 학생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다.

하지만 폭염과 늦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높은 기온은 식재료와 조리식품의 보관·운송 과정에서 미생물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고, 학교급식처럼 한꺼번에 많은 사람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집단급식은 작은 위생관리 실패가 곧바로 대규모 식중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학교와 집단급식시설에서 식중독 의심 사례가 잇따르면서 학교급식 안전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상남도교육청이 개학기를 맞아 8월 24일부터 9월 11일까지 학교·유치원 급식소와 식재료 공급업체 등 353개소를 대상으로 유관기관 합동 집중 위생점검에 들어간 것은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식중독 예방은 ‘점검하는 행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고가 발생하기 어려운 시스템’을 만드는 데까지 가야 한다.

 

개학기는 왜 식중독 관리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나


개학은 단순히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급식시설 역시 다시 정상적인 대량 조리 시스템으로 가동된다.

장기간 방학을 보낸 급식시설에서는 조리기구와 배수시설, 냉장·냉동고, 식재료 보관공간 등에 대한 사전 점검과 세척·소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조리대 표면은 깨끗해 보여도 배수구나 조리기구 내부, 냉장시설의 틈새 등에 오염원이 남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개학과 동시에 대량의 식재료가 학교로 들어오면서 검수·보관·전처리·조리·배식이라는 여러 단계에서 관리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따라서 개학기 위생점검은 단순히 조리실을 둘러보는 방식이어서는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급식 한 끼가 위험해진다”…폭염 속 학교 식중독 비상, 경남교육청 353곳 집중점검


더 큰 문제는 학교 밖에 있다


학교급식 식중독을 이야기할 때 흔히 학교 조리실부터 떠올린다.

그러나 식재료가 학교에 도착하기 전 이미 오염될 가능성도 있다.

식재료 공급업체의 보관시설에서부터 운송차량, 운송시간, 차량 내부 온도, 학교 도착 후 검수와 냉장·냉동 보관까지 하나의 공급망 전체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폭염이 지속되는 시기에는 냉장식품의 운송과 보관이 더욱 중요하다.

차량 내부 온도가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지 않거나 이동 과정에서 문을 반복적으로 열고 닫으면서 온도가 상승한다면 학교가 아무리 철저하게 조리실 위생을 관리해도 사고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따라서 학교급식 안전의 핵심은 이제 ‘학교 안’에서 ‘공급망 전체’로 관리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어야 한다.


가장 무서운 것은 ‘작은 실수’다


대형 식중독 사고는 거창한 실수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손 씻기와 장갑 교체, 조리기구 구분, 식재료별 칼·도마 관리, 충분한 가열, 조리 후 배식까지의 시간 관리 등 기본적인 원칙 가운데 하나만 흔들려도 교차오염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달걀 등 살모넬라균 오염 가능성이 있는 식재료는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조리 과정에서 충분한 가열이 이뤄졌는지, 조리 전후 작업공간이 적절하게 분리됐는지, 조리종사자의 개인위생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교육했다’는 기록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지켜지고 있는가’​다.

교육자료를 배포하고 서명을 받는 것만으로는 식중독을 막을 수 없다.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찾아내고 이를 줄이는 방식으로 교육과 점검이 바뀌어야 한다.


“353곳 점검”보다 중요한 것은 점검 이후다


경남교육청이 353개소를 대상으로 집중점검에 나선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지자체와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 등 유관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점검은 학교나 공급업체의 자체 점검만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문제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행정의 진짜 실력은 적발 건수가 아니라 재발률을 얼마나 낮추느냐에서 드러난다.

점검 당일에는 깨끗하지만 며칠 뒤 다시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실질적인 예방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점검 이후에는 위반사항을 단순히 지적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위험도가 높은 시설과 업체를 대상으로 후속 컨설팅과 재점검을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관리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스마트 콜드체인’까지 검토해야 한다


식재료 운송 과정도 보다 과학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냉장·냉동식품을 운송하는 차량의 온도 정보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학교 도착 시 운송 과정의 온도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콜드체인(Smart Cold Chain, SCC)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이렇게 되면 “차량의 냉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가”를 단순한 육안 확인이나 업체의 설명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어느 단계에서 온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지 역추적하기 쉬워진다.
 
“학교 급식실만 깨끗하면 끝?”…폭염 속 식중독 막으려면 식재료 운송부터 바꿔야


보존식은 ‘형식’이 아니라 사고 원인을 찾는 핵심 자료다


식중독 의심 사고가 발생했을 때 무엇을 먹고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밝혀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보존식 관리가 철저해야 한다.

평상시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던 급식이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보존식은 원인 규명을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된다.

따라서 보존식 보관 상태와 기록 관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지 정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식중독 의심 환자가 발생했을 때 신고부터 검체 확보, 역학조사, 급식 중단, 추가 환자 발생 여부 확인까지 이어지는 초동 대응 매뉴얼 역시 실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통해 작동 여부를 검증해야 한다.


학교급식 안전, ‘점검’에서 ‘상시관리’로 바꿔야 한다


이번 경남교육청의 집중 위생점검은 필요한 출발점이다.

그러나 폭염과 기후변화로 식품 안전을 위협하는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면 행정의 대응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앞으로 학교급식 위생관리의 기준은 네 가지 방향으로 더욱 선명해질 필요가 있다.

첫째, 개학 전 시설·조리기구에 대한 사전 예방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학교뿐만 아니라 식재료 공급·운송 단계까지 통합 관리해야 한다.

셋째, 단순 적발보다 컨설팅과 재점검을 통한 재발 방지에 집중해야 한다.

넷째, 온도 기록과 보존식 관리 등 데이터를 활용해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원인을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급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려한 정책이 아니다.

학생들이 아무 걱정 없이 점심 한 끼를 먹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기본적인 안전 시스템이다.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뒤 원인을 찾는 것은 늦다.

특히 학교급식은 피해자가 대부분 학생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번 353개소 집중점검이 단순한 개학기 행정점검으로 끝나지 않고, 학교와 공급업체가 평소에도 스스로 위생 기준을 지키는 상시 예방 시스템 구축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급식의 질은 맛과 영양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그 음식이 얼마나 안전하게 만들어지고, 운송되고, 보관되고, 배식됐는지까지 포함해야 한다.

폭염이 일상이 되어가는 시대다.

이제 학교급식 안전도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관리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는 일에 ‘점검 기간’이 따로 있어서는 안 된다. 학교급식 안전은 1년 365일 작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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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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