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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0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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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단지에서 관광이 사라진다? 김해관광유통단지 실버타운 허용 논란, 행정은 답해야 한다

콘도미니엄 부지에 노유자시설 허용…숙박·체류형 관광 약화 우려|30년 장기 표류 끝에 “관광단지 본래 취지 지켜야” 목소리…경남도·김해시 책임론 확산

기사입력 2026-09-0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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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기다린 관광단지, 결국 실버타운인가”…김해관광유통단지 용도변경 논란의 본질


김해관광유통단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용도변경이 아니다. 더 본질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30년 가까이 추진해 온 관광단지에서 관광객이 머물 숙박시설을 줄이고, 그 자리에 고급 실버타운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연 당초 관광단지 조성 취지에 부합하는가.

김해시가 고시한 ‘김해관광유통단지 부분 재정비 사업 수립 계획’에 따라 당초 콘도미니엄 용지였던 약 2만9,282㎡ 부지에 노유자시설이 함께 들어설 수 있도록 용도가 변경되면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행정적으로는 재정비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지역사회가 주목하는 것은 재정비의 방향이다.

관광단지를 살리기 위한 현실적인 조정인지, 아니면 장기간 지연된 개발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사실상의 사업 방향 전환인지 따져봐야 한다.


30년의 약속, 왜 관광시설만 늦어졌나


김해관광유통단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사업이 아니다.

장기간에 걸쳐 추진된 대규모 개발사업인 만큼 지역사회가 기대했던 것도 단순한 쇼핑시설이 아니었다.

유통과 관광, 휴양과 숙박이 결합된 체류형 관광거점을 만들어 김해의 관광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경제에 새로운 소비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명분이었다.

그러나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상황은 달라졌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유통시설과 상업시설은 속속 모습을 드러낸 반면, 관광과 휴양을 담당해야 할 시설들은 장기간 지연됐다.

결국 시민 입장에서는 이런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돈이 되는 시설은 빨리 추진하면서, 관광객을 위한 시설은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가?”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다면 이번 용도변경 역시 단순한 행정절차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실버타운이 왜 문제가 되는가


노유자시설 자체가 나쁜 시설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고령사회에서 고품질 주거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버타운은 분명 필요한 시설이다.

문제는 장소와 기능의 적합성이다.

관광단지에서 숙박시설은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이 아니다.

관광객이 지역에 머무르게 하고, 식당을 이용하고, 쇼핑하고, 관광지를 방문하게 만드는 체류경제의 핵심 인프라다.

반면 실버타운은 기본적으로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과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콘도미니엄 부지에 노유자시설이 허용되면 단순히 건축물의 종류가 하나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해당 부지가 담당해야 할 관광 기능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특히 부산과 김해를 연결하는 광역생활권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부산의 국제관광 수요를 김해로 끌어오고, 김해에서 다시 경남 동부권으로 연결하려면 관광객이 머물 공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정작 관광단지의 핵심 숙박부지에서 숙박 기능을 약화시킨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돈 되는 개발만 남는가”…김해관광유통단지 30년 표류와 실버타운 용도변경의 민낯


“재정비”라는 이름으로 관광의 본질을 바꿔도 되는가


개발사업은 시대 변화에 따라 수정될 수 있다.

인구구조가 변하고 소비패턴이 바뀌면 기존 계획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왜 바꾸는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지, 그리고 시민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가는지를 공개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특히 수십 년 동안 추진된 공공성이 강한 대규모 개발사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번 논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관광단지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용도조정인지, 아니면 사업자의 개발 편의와 수익성 확보를 위한 조정인지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행정이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설명만 내놓아서는 부족하다.

법적 가능성과 정책적 타당성은 같은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로와 기반시설에는 공공의 돈이 들어갔다


또 하나 놓쳐서는 안 될 문제가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은 민간기업의 사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도로·교통망·기반시설 등 주변 도시 인프라 구축에 공공의 재정과 행정력이 투입된다.

따라서 개발로 발생하는 이익이 특정 사업자에게 집중되고, 지역사회가 기대했던 관광·경제적 효과는 축소된다면 공공성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오랜 기간 사업이 추진되면서 토지의 가치와 주변 도시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면 더욱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시민이 물어야 할 질문은 간단하다. “이 개발의 최종 수혜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또 하나다. “30년 동안 시민이 기다린 관광단지의 공공적 약속은 어디까지 지켜졌는가.”


행정 책임을 김해시에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이번 사안에서 경남도의 역할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관련 사무가 김해시에 위임됐다는 이유만으로 경남도가 정책적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김해관광유통단지는 지역의 일반적인 소규모 개발사업과 다르다.

장기간에 걸쳐 추진된 대규모 관광·유통 개발사업이고, 경남 동부권 관광 및 경제권과도 연결되는 사업이다.

그렇다면 경남도는 단순한 행정절차의 승인 여부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전체 사업의 정책적 방향이 당초 취지와 맞는지 살펴야 한다.

김해시는 용도변경의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경남도는 광역 차원의 관광정책과 연계해 검증해야 한다.

그것이 행정의 책임이다.


테마파크 축소까지 더해지면 문제는 달라진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관광시설 전반의 축소 문제다.

당초 계획했던 대규모 놀이시설과 테마파크 기능이 축소되고 정원형 공원 등으로 방향이 바뀐다면,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랜드마크형 집객시설의 역할 역시 약화될 수 있다.

공원도 필요하다.

그러나 관광단지에 공원을 하나 조성한다고 해서 관광단지의 기능이 자동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콘텐츠가 있고, 머무르게 하는 숙박시설이 있고, 소비하게 만드는 상업·문화시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집객시설은 줄고, 숙박시설은 다른 용도로 바뀐다면 결국 무엇이 남는가.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김해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부동산 개발’이 아니다


김해가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단순히 빈 땅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가 아니다.

부산이라는 거대한 국제관광도시와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장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부산을 찾은 관광객이 김해를 거쳐 가는 것이 아니라 김해에서 하루 이상 머물고 소비하도록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숙박시설과 관광콘텐츠, 쇼핑, 문화, 역사관광, 체험시설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는 전략이 필요하다.

김해관광유통단지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숙박기능을 축소하고 관광시설을 계속 수정한다면 이 거대한 부지를 단순한 상업·주거성 개발의 연장선으로 바라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애초에 왜 관광단지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되묻게 된다.


대안은 분명하다…“숙박을 줄일 것이 아니라 체류를 늘려야 한다”


해법은 의외로 복잡하지 않다.

첫째, 당초 콘도미니엄 부지의 관광·숙박 기능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

둘째, 실버타운 등 노유자시설을 검토하더라도 관광기능을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관광·의료·웰니스·휴양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인지 면밀하게 검증해야 한다.

셋째, 부산과 김해를 넘어 창원·양산 등 경남 동부권을 연결하는 광역관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넷째, 사업자가 장기간 사업을 지연하거나 계획을 변경해 왔다면 그 과정과 변경 사유, 경제적 효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다섯째, 경남도와 김해시는 이번 재정비가 지역사회에 가져올 경제적 효과와 관광객 증가 효과, 세수 효과, 일자리 효과 등을 객관적인 자료로 공개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능한 개발”과 “바람직한 개발”을 구분하는 행정​이다.


이제 시민이 물어야 한다


김해관광유통단지 문제는 특정 기업이나 특정 시설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30년 가까이 이어진 개발사업이 지금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 것인가에 관한 문제다.

관광단지가 관광객을 위한 공간으로 완성될 것인지, 아니면 수익성이 높은 시설들을 중심으로 조각조각 개발되는 공간으로 남을 것인지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실버타운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관광단지에서 관광기능이 사라지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행정은 기업의 사업성을 보장하는 기관이 아니다.

기업의 투자를 돕되, 그 과정에서 시민의 이익과 도시의 미래, 지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지켜야 하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다.

김해관광유통단지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개발계획이 아니다.

30년 동안 미뤄졌던 관광단지의 본래 목적을 다시 묻는 일이다.

“무엇을 지을 것인가”보다 먼저 물어야 한다.

“누구를 위한 관광단지를 만들 것인가.”

그리고 그 답이 시민과 관광객이라면, 이제는 숙박과 관광, 체류와 소비를 연결하는 제대로 된 관광단지​를 만들어야 한다.

30년을 기다린 시민에게 또다시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할 때가 아니다.

이번 재정비가 진짜 재정비라면, 사업자의 수익모델이 아니라 김해의 미래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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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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