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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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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공기업 통합본사 3000억 신축 논란…진주 남동발전 청사 놔두고 새 건물 꼭 지어야 하나

1,800명 수용 명분 앞세운 통합본사 신축…3,000억 건축비보다 기존 청사 증축·분산배치가 경제적인지 먼저 검증해야

기사입력 2026-09-0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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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한다면서 왜 또 짓나” 발전공기업 3000억 청사 신축, 국민 세금 효율성 따져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4일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열린 ‘발전공기업 통합방안 간담회’에서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5개사를 1개사로 통합한 ‘(주)한국발전’을 2027년 10월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렇듯 지난 2001년 전력산업 경쟁 촉진을 위해 발전 부문을 쪼갠 지 25년 만에 다시 거대 단일 공기업으로 출범시키겠다는 정부의 구상이 본격화되면서 엉뚱한 곳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핵심은 단순하다. “통합법인을 만드는 데 왜 반드시 3,000억 원이 넘는 새 본사가 필요한가.”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을 통합해 약 1,800명이 근무하는 대형 발전공기업을 만들겠다는 정부가 통합본사 청사를 새로 짓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문제는 ‘통합’의 명분으로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정작 본사 건물에는 거액의 신축비를 투입하겠다는 점이다.

통합의 목적이 중복 기능을 없애고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면,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조직도만이 아니라 통합 본사의 신축청사 비용부터 따져야 하는 게 아닌가?


■ 3,000억 원이면 직원 1명당 약 1억7천만 원이다


정부가 통합본사에 약 1,800명의 상주 인력을 수용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고 하자.

통합청사 신축비가 3,000억 원이라면 단순 계산으로도 직원 1명당 약 1억6,700만 원​의 건축비가 들어가는 셈이다.

물론 건축비를 단순히 직원 수로 나누는 것은 정확한 사업성 분석은 아니다.

그러나 국민이 묻고 싶은 질문은 분명하다. “정말 그 정도 돈을 들여 새 건물을 지어야만 통합이 가능한가?”

통합발전공기업이 해야 할 일은 발전소를 운영하고 에너지전환을 추진하며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청사를 새로 짓는 것이 핵심 사업은 아니다. 더구나 3,000억 원은 건물만 지으면 끝나는 돈도 아니다.

부지 확보, 설계 변경, 각종 인허가, 금융비용, 이전비, 시설 유지관리비, 보안·정보통신 설비, 주차장과 부대시설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국민이 부담해야 할 총비용은 단순한 ‘건축비 3,000억 원’보다 커질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먼저 답해야 한다. “신축하지 않고 통합할 경우 얼마를 절약할 수 있는가?”

이 비교표부터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원래 취지의 본질을 벗어나는 격일테니.


■ 진주 기존 청사 활용론을 ‘지역 유치 논리’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경남도가 제시하는 진주 유치 논리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

경남도가 주목하는 것은 한국남동발전 진주 본사다.

기존 청사를 활용할 경우 대규모 신규 청사 건립비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논리가 통하려면 기존 청사가 통합법인의 모든 인원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반론이 나온다.

실제로 현재 남동발전 진주 본사의 현원은 약 473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가 제시한 통합본사 상주 인원 약 1,800명과 비교하면 공간 차이가 상당하다.

하지만 여기서 논의를 끝내면 안 된다.

“기존 건물 하나로 1,800명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3,000억 원을 들여 새 건물을 짓는 것과 기존 청사를 증축·개조·분산 활용하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국민에게 더 이익인가”를 비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하다면 한국남동발전 진주 본사의 증축이 가능한지, 유휴공간은 없는지, 인근 부지를 활용할 수 있는지,  계열 기능을 분산 배치할 수 있는지, 지역 재생에너지본부와 정의로운전환본부를 발전소 현장과 연계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존 청사를 중심으로 필요한 시설만 단계적으로 확충할 경우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등 이런 분석 없이 “기존 청사는 1,800명을 못 받으니 신축해야 한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하지 않는가 말이다.


■ 통합의 핵심은 ‘건물’이 아니라 ‘기능’이어야 한다


이번 발전공기업 통합의 가장 중요한 대목은 오히려 청사가 아니다.

정부는 통합법인에 재생에너지본부와 정의로운전환본부를 신설하고 전국에 3~4개의 지역 재생에너지본부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더욱 묻지 않을 수 없다. "본사를 반드시 한곳에 거대하게 집중시켜야 하는가?"

에너지 산업은 제조업 본사처럼 모든 기능을 한 건물에 집어넣어야 하는 산업이 아니다.

발전소는 전국에 흩어져 있고 해상풍력 사업은 해안지역에서 추진된다.

석탄발전소 폐쇄와 노동자 전환 문제 역시 발전소가 위치한 지역에서 발생한다.

그렇다면 통합법인의 기능을 무조건 하나의 거대 청사에 몰아넣기보다 본사 기능과 현장 기능, 재생에너지 기능, 정의로운전환 기능을 지역별로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오히려 통합의 취지에 맞을 수 있다.

이 점에서 진주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는다.

진주에는 이미 한국남동발전 본사가 있고, 경남에는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전기연구원 등 에너지·전력 관련 산업 인프라가 존재한다.

삼천포와 하동 등 석탄발전소 폐쇄에 따른 정의로운 전환 문제도 현안이다.

즉, 경남은 단순히 “건물이 있으니 진주로 보내달라”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한국발전의 미래형 에너지전환 본부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1,800명 수용 명분 앞세운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신축…3,000억 건축비보다 기존 청사 증축·분산배치가 경제적인지 먼저 검증해라


■ 정부 역시 ‘3,000억 원 신축’의 경제성부터 공개하라


정부가 정말 국민 세금을 아끼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통합본사 입지를 결정하기 전에 최소한 다음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첫째, 신축사업의 총사업비다.
3,000억 원이 단순 건축비인지, 부지·설계·시설·이전비 등을 포함한 총사업비인지 명확해야 한다.

둘째, 기존 청사 활용비용이다.
기존 발전사 본사 가운데 어느 곳을 활용할 수 있는지, 증축·리모델링 비용이 얼마인지 비교해야 한다.

셋째, 30년 생애주기 비용이다.
청사는 짓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다. 30년, 40년 동안 유지관리비와 시설개선비가 들어간다. 따라서 단순 건설비가 아니라 건설비+이전비+운영비+유지관리비+향후 개보수비를 모두 계산해야 한다.

넷째, 통합 이후 절감액이다.
5개 발전사를 하나로 통합해 조직 중복을 줄이겠다면 인건비, 임차료, 시설관리비, IT 시스템 비용 등에서 얼마를 절감할 수 있는지 제시해야 한다. 그 절감액보다 청사 신축비가 지나치게 크다면 ‘통합에 따른 효율성’이라는 정부의 명분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 오히려 3,000억 원은 에너지전환에 쓰면 안 되는 돈인가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3,000억 원을 건물에 투입하는 대신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전환에 투자한다면 어떨까.

해상풍력 개발, 태양광 발전, 전력망 보강, 석탄발전소 폐쇄지역 지원, 노동자 재교육, 지역 에너지산업 육성, 에너지전환 인재 양성 등 이런 사업에 3,000억 원이 투입된다면 지역경제와 산업 생태계에 훨씬 직접적인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통합본사도 필요하다.

직원들이 제대로 일할 공간도 필요하다.

그러나 “필요하다”와 “3,000억 원짜리 신축 청사가 필요하다”는 전혀 다른 주장이다.

정부가 그 차이를 증명해야 한다.


■ 진주 유치전략도 ‘청사 재활용’ 하나로는 부족하다


경남도 역시 반성할 부분이 있다.

그동안 진주 유치의 대표적인 논리로 ‘기존 남동발전 청사 활용에 따른 2,500억 원 수준의 예산 절감’을 내세웠다면 이제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정부가 통합본사 신축 방침을 공식화한 이상 단순한 건물 재활용 논리는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진주 유치가 끝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진짜 경쟁이다.

경남도가 내놓아야 할 것은 ‘진주에 청사가 있으니 보내달라’는 요구가 아니다.

‘한국발전 진주 에너지전환 허브’라는 구체적인 모델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진주 본사를 중심으로 경남의 에너지 연구기관과 기업을 연결하고, 삼천포·하동을 정의로운전환 거점으로 만들며, 남해안 해상풍력 산업과 연계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전기연구원, 지역 대학, 에너지 관련 기업을 연결해 발전공기업 통합 → 연구개발 → 기자재 제조 → 재생에너지 발전 →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제시하면 되는 것이다.
 

■ ‘새 건물’이 아니라 ‘국민에게 가장 싼 선택’이 답이다


발전공기업 5사를 통합하는 이유가 효율성이라면 청사도 효율성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

새 건물을 짓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싼 건물을 짓는 것과 효율적인 통합은 같은 말이 아니다.

오히려 통합 과정에서 수천억 원을 들여 새로운 본사를 짓는다면 국민 입장에서는 묻게 된다.

“5개 발전사를 하나로 합쳐 비용을 줄인다면서 왜 본사는 새로 지어 비용을 늘리는가?”

이 질문에 정부가 숫자로 답해야 한다.

그리고 그 숫자는 단순히 “기존 청사로는 1,800명을 수용할 수 없다”는 수준이어서는 안 된다.

신축안과 기존 청사 활용안의 총사업비, 30년 생애주기 비용, 이전비, 유지관리비, 업무 효율성, 지역경제 효과까지 모두 비교한 공개 검증표가 필요하다.

그 결과 신축이 정말 더 경제적이라면 국민은 납득할 것이다.

반대로 기존 청사 활용이나 증축·분산배치가 더 싸고 효율적이라면 굳이 수천억 원짜리 새 건물을 지을 이유가 없다.


결론 발전 5사 통합본사 3000억 신축, 과연 효율적인가


발전공기업 통합은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의 판을 다시 짜는 거대한 구조개편이다.

그런데 출발부터 ‘통합은 효율화, 본사는 수천억 원 신축’​이라는 모순된 그림을 보여서는 안 된다.

특히 정부가 통합의 명분으로 국민에게 비용 절감을 이야기하려면 청사 신축부터 가장 엄격한 경제성 검증을 받아야 한다.

경남도 역시 마찬가지다.

진주 유치를 위해 과거의 ‘2,500억 원 절감’ 논리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신축비 3,000억 원과 기존 청사 활용비용을 정면으로 비교한 ‘한국발전 진주 이전 종합 경제성 분석’​을 만들어야 한다.

결국 이번 논쟁의 본질은 진주냐 다른 지역이냐가 아니다.

새 청사를 지을 것이냐, 기존 자산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냐.

그리고 그 선택이 국민 세금 3,000억 원의 가치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의 문제다.

정부가 정말 에너지 대전환을 말한다면 답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숫자로 제시해야 한다.

3,000억 원짜리 청사가 정말 필요한가.

이 질문에 정부가 명확하게 답하지 못한다면, 발전공기업 통합은 ‘효율화를 위한 통합’이 아니라 ‘통합을 명분으로 한 또 하나의 대형 청사 건립사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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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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