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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0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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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000보도 괜찮다? 빨리 걸으면 사망위험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

하루 걸음 수만 늘리는 것보다 걷는 강도까지 함께 관리해야…시간 부족하면 빠르게, 체력 부담되면 걸음 수부터 늘리는 맞춤형 걷기 전략 주목

기사입력 2026-09-0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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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보보다 중요한 것은? ‘걸음 수+걷는 속도’가 사망위험을 가른다


“무조건 하루 1만 보는 걸어야 건강하다.”

걷기와 건강을 이야기할 때 흔히 듣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조금 다르다. 얼마나 많이 걷느냐뿐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걷느냐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평소 하루 걸음 수가 5,000보에 못 미치는 사람이라도 걷는 속도를 높이면 사망위험과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이 상당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빠르게 걷기가 부담스러운 중·고령자라면 속도에 집착하기보다 하루 걸음 수를 조금씩 늘리는 것도 건강을 위한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핵심은 ‘만보’가 아니라 걸음의 양과 질


걷기는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할 수 있고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실천하기 쉬운 신체활동 가운데 하나다.

그동안 걷기 연구는 주로 ‘하루 몇 보를 걷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 결과를 보면 하루 약 2,600보 정도부터도 전체 사망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됐으며, 걸음 수가 증가하면서 위험도는 점차 낮아져 약 8,800보 부근까지 그 효과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생긴다. 같은 5,000보라도 천천히 걷는 것과 빠르게 걷는 것이 똑같을까?

이번 연구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하루 5,000보 미만이라도 ‘빠르게 걷기’가 중요했다


연구진은 손목에 착용하는 가속도계를 이용해 중·고령 영국 성인들의 걸음 수와 걷기 강도를 측정했다.

특히 하루 총 걸음 수와 함께 ‘최고 30분 보행 케이던스(peak 30-min cadence)’, 즉 하루 중 가장 활발하게 걸었던 30분 동안의 걸음 속도를 분석했다.

결과는 상당히 흥미롭다.

하루 5,000보 미만을 걷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걷는 속도가 빠를수록 전체 사망위험과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즉, 적게 걷는 사람에게는 ‘조금 더 빠르게 걷는 것’도 의미 있는 건강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빠른 속도로 걷는 5,000보 미만 그룹의 위험 수준은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5,000~7,500보를 걷는 사람과 비슷한 수준까지 나타났다.

물론 이것을 “5,000보만 빠르게 걸으면 충분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걸음 수와 걷는 강도를 각각 따로 보는 것보다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걸음 수는 몇 보일까?


연구에서는 하루 7,500~10,000보를 걷는 그룹에서 전체 사망위험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여러 연구에서 약 8,000~10,000보 수준이 낮은 사망위험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난 결과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1만 보’라는 숫자 하나에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보다 중요한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7,500~10,000보는 낮은 위험이 관찰된 구간이지만, 그보다 적게 걷는 사람도 걷는 속도를 높이거나 걸음 수를 점진적으로 늘리는 방식으로 건강상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3,000보밖에 걷지 못하는 사람이 갑자기 1만 보를 목표로 잡고 무리하는 것보다 4,000보, 5,000보, 6,000보로 단계적으로 늘리는 전략이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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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90~100보’에 주목할 이유


이번 연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분당 90~100보 정도의 보행 속도다.

하루 중 약 30분 동안 이 정도의 케이던스를 유지한 사람들은 전체 걸음 수와 관계없이 더 낮은 전체 사망위험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 100보는 이전 연구에서도 중강도 신체활동을 판단하는 실용적인 기준으로 활용돼 왔다.

주요 신체활동 권고안 역시 성인에게 일주일에 150~300분 정도의 중강도 신체활동을 권장한다.

따라서 일상적인 걷기 가운데 일부를 조금 더 빠르게 만드는 방법은 별도의 운동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출퇴근길이나 장보기, 산책 시간 중 30분 정도를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걷는 방식이다.


시간이 없다면 ‘속도’, 체력이 부담스럽다면 ‘걸음 수’


이번 연구의 가장 현실적인 의미는 여기에 있다.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운동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시간이 부족한 중년층이라면 긴 시간 걷기보다 걷는 속도를 높이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반면 고령자나 낙상에 대한 걱정이 있거나 빠른 보행이 신체적으로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기보다 편안한 속도로 하루 걸음 수를 늘리는 방법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즉 건강을 위한 걷기에는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 부족형 → 걷는 시간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면 일부 구간을 빠르게 걷기

체력 부담형 → 빠른 속도보다 하루 총 걸음 수를 조금씩 증가시키기

활동량 확보형 → 7,500~10,000보를 장기적인 목표로 설정하기

이처럼 자신의 체력과 생활환경에 맞춰 전략을 달리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가 주는 중요한 메시지다.


하지만, ‘더 빠를수록 무조건 좋다’는 뜻은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도 있다.

연구에서는 걸음 수가 7,500보 이상인 그룹에서도 걷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사망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지만, 매우 높은 걸음 수와 높은 보행 속도에서는 추가적인 이득이 계속 증가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웠다.

특히 가장 높은 속도 구간에서는 관찰 대상이 상대적으로 적어 통계적인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연구진은 지적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를 근거로 “무조건 빨리, 더 많이 걸어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건강한 걷기의 기본은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걷기만으로 모든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을까?


그것도 아니다.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빠르게 걷는 습관이 사망위험을 직접 낮췄다고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는 없다.

운동량이 많은 사람은 건강상태, 식습관, 체력, 사회활동 등 다른 생활습관에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손목형 가속도계가 모든 걸음을 완벽하게 측정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빠르게 걸으면 사망을 예방한다’는 처방이라기보다, 걸음 수와 걷기 강도가 건강과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 보여주는 대규모 근거​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완벽한 숫자’가 아니다


걷기 건강에서 숫자는 중요하다.

하지만 숫자에 갇힐 필요는 없다.

하루 1만 보를 채우지 못했다고 해서 운동 효과가 없는 것도 아니고, 1만 보를 채웠다고 해서 건강관리가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핵심은 훨씬 현실적이다.

첫째, 하루 걸음 수를 늘려라.
둘째, 가능하다면 일부 구간은 조금 더 빠르게 걸어라.
셋째, 빠른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무리하지 말고 자신에게 가능한 걸음 수부터 늘려라.

특히 하루 5,000보 미만으로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작은 변화가 중요하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고, 점심시간에 10~15분 산책하고, 하루 중 일정 시간을 빠르게 걷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하루 만보’에서 ‘나에게 맞는 걷기’로


걷기 건강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몇 보를 걸었느냐”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걸었는가’와 ‘어느 정도 강도로 걸었는가’를 함께 살펴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제시된 7,500~10,000보, 그리고 ​분당 90~100보 수준으로 하루 30분 걷기는 앞으로 중·고령층의 현실적인 걷기 전략을 고민할 때 참고할 만한 지표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목표를 적용할 필요는 없다.

건강의 출발점은 남의 걸음 수가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움직이는 것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만보계 숫자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평소보다 조금 더 걷고, 가능하면 조금 더 활기차게 걷는 습관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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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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