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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0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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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의회 ‘의회 전용주차장’ 논란…시민에게 주차 양보하라더니 의원들은 5천만원짜리 전용공간?

공무원 주차는 민원인 위해 제한하면서 의원 전용주차장은 추진…“시민을 위한 공간인가, 의원을 위한 특혜인가”

기사입력 2026-09-0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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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주차는 민원인 위해 제한하자고 지적하면서 정작 의원 전용주차장은 추진한다?


사천시의회가 사천시에 ‘의회 전용주차장 조성사업’​을 요구하면서 때아닌 주차장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주차면 15면을 추가로 확보하느냐가 아니다. 그동안 민원인들의 주차 불편을 이유로 공무원들의 청사 주차를 문제 삼아온 시의회가 정작 의원들을 위한 별도의 주차공간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더욱이 사업명부터 ‘의회 전용주차장’으로 명시하고, 외부 차량의 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무인 출입차단시스템까지 설치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5천만원 들여 15면…왜 꼭 ‘의회 전용’이어야 하나


사천시에 따르면 사천시의회는 시의회 지하 출입구 주변 약 350㎡ 부지에 15면 규모의 주차장을 조성하고, 2027년도 당초예산에 5천만원의 사업비를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

사업비에는 주차장 포장과 차선 도색, 무인 출입차단시스템, 안내판 설치 등이 포함된다. 계획대로라면 2027년 1월부터 3월까지 사업이 진행된다.

시의회가 내세운 명분은 이해할 수 있다.

청사 부설주차장이 부족해 의회를 찾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고, 의원들의 현장 방문 등 의정활동에도 주차 문제가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시민들이 묻는 질문은 간단하다.

“주차장이 부족하다면 왜 시민과 의원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용주차장을 만들지 않고 ‘의회 전용주차장’을 만들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이 필요하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공무원 주차’와의 형평성이다


이번 논란이 단순한 주차장 확충 논쟁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동안 사천시의회는 민원인들의 주차 불편을 이유로 공무원들의 청사 내 주차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천시 역시 민원인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공무원들의 청사 주차를 제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불이익을 주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시민 입장에서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공무원은 민원인을 위해 주차공간을 양보해야 하고, 의원은 의정활동을 이유로 별도의 주차공간을 확보해도 되는가.

의원들의 의정활동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이기 때문에 더욱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회가 집행부와 공무원들에게 원칙을 요구한다면, 그 원칙은 의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평상시에는 민원인도 이용”…해명만으로 충분한가


사천시의회는 무인 출입차단시스템에 대해 “회기 때 의원들이 사용하기 위해 계획에 반영한 것이며, 평상시에는 민원인들도 사용하는 주차장 개념”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 역시 논란의 핵심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왜냐하면 주차 수요가 가장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 회기 기간에 의원들이 우선 사용하는 공간이라면, 시민 입장에서는 사실상 전용주차장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업의 이름이 ‘의회 전용주차장’이고, 출입을 통제하는 시스템까지 설치한다면 시민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명칭이 아니라 누가 언제 사용할 수 있는지, 시민에게 얼마나 개방되는지, 그리고 그 기준이 공정한지​가 핵심이다.
 
사천시의회 ‘의회 전용주차장’ 논란…시민에게 주차 양보하라더니 의원들은 5천만원짜리 전용공간?


의회가 가장 먼저 보여줘야 할 것은 ‘주차 편의’가 아니라 ‘솔선수범’이다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집행부의 예산과 행정을 심의하고 감시하며, 시민의 세금이 적절하게 사용되는지를 따지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다.

그렇다면 의회 스스로에게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5천만원이라는 금액 자체가 막대한 예산이라고 단정할 문제는 아니다. 주차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시민들의 이용 편의를 높일 수 있다면 필요한 시설투자는 얼마든지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예산의 액수보다 중요한 것은 예산을 사용하는 목적과 방식이다.

특정 집단의 편의를 위한 공간인지, 시민 전체의 편익을 위한 공간인지에 따라 사업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공무원들의 주차를 제한하면서 의원들의 주차공간을 별도로 확보한다면, 시민들에게는 자연스럽게 “공무원에게 요구한 원칙을 의원들에게는 다르게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형평성 논란이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논란을 잠재우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첫째, ‘의회 전용주차장’이라는 사업명을 ‘청사 방문객 및 민원인 주차장 확충사업’ 등 공공성을 명확히 하는 명칭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무인 출입차단시스템을 설치하더라도 특정 의원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민원인과 시민 이용을 최우선으로 하는 운영기준을 명문화해야 한다.

셋째, 회기 중 주차난이 문제라면 의원들에게 별도 특혜를 주기보다 의원 차량 최소화, 차량 부제, 대중교통 이용, 인근 공영주차장 연계 등 다양한 대안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

넷째, 무엇보다 사업 추진 전에 시민에게 사업의 필요성과 비용, 이용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견을 듣는 절차​가 필요하다.

주차장 하나를 만드는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느냐는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시민에게 요구한 ‘양보’, 의원들에게도 적용돼야 한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주차장 15면이 아니다.

‘시민 우선’이라는 원칙을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공무원들에게 민원인을 위해 청사 주차를 자제하라고 요구했다면,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들 역시 먼저 주차 편의를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순서다.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시설이 필요하다면 그 필요성을 당당하게 설명하면 된다.

하지만 시민에게는 불편을 감수하라고 하면서 의원들에게는 별도의 주차공간을 마련한다면, 아무리 좋은 취지의 사업이라도 ‘특혜성 사업’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더구나 지방의회는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의회의 편의를 위한 예산일수록 일반 행정보다 더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

“우리에게도 필요한 공간이니 만들어 달라”가 아니라 “시민에게 정말 필요한 공간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그것이 시민을 대표하는 지방의회가 보여줘야 할 최소한의 자세다.


결국 문제는 주차장이 아니라 원칙이다


사천시의회가 정말 시민을 위한 주차공간을 만들고 싶다면 방법은 명확하다.

전용이라는 문구를 내려놓고, 시민에게 먼저 개방하고, 의원들은 마지막에 이용하면 된다.

그렇게 한다면 5천만원의 예산도 시민들이 납득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의원들의 회기 중 주차 편의를 위해 출입을 통제하는 공간으로 운영한다면, 사업명만 바꾼다고 논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의원들의 주차 편의가 아니다.

자신들에게 적용되는 원칙을 의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하는 지방의회다.

사천시의회가 이번 논란을 단순한 주차장 확보 문제로 볼 것인지, 아니면 ‘시민 우선’이라는 의회 본연의 원칙을 다시 세우는 계기로 삼을 것인지, 이제 선택은 의회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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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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