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6-09-09 17:47

  • 오피니언 > 사설칼럼

국민의힘 사고당협 36곳 공모 마감…‘당원 직선제’ 첫 시험대, 비례대표는 왜 머뭇거리나

비례대표는 왜 국민의힘 지역구를 피하나…험지·조직력·연말 당무감사까지 겹쳐 “지금 뛰어들 이유 없다”는 계산

기사입력 2026-09-09 17:47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국민의힘 당원 직선제 첫 시험대…36개 사고당협 놓고 ‘조직력 vs 현역 프리미엄’ 충돌


국민의힘이 위원장이 공석인 전국 36개 사고당협 조직위원장 공모를 마감하면서 당내 조직 재편을 둘러싼 새로운 시험대가 열렸다.

이번 공모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처음 도입되는 ‘당원 직선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중앙당이나 지도부가 조직위원장을 사실상 결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신청자가 2명 이상일 경우 해당 지역 당원들이 직접 투표해 위원장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겉으로 보면 상당히 민주적인 변화다. 그러나 정치에서 제도의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그 제도에서 유리하고, 누가 불리한가​다.

이번 공모에서 현역 비례대표 의원들의 지원이 기대만큼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당원 직선제’가 민주주의인가, 조직력 경쟁인가


당원 직선제의 취지는 분명하다.

지역 당원들이 직접 조직위원장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중앙당의 일방적인 낙점을 줄이고, 지역 당원들의 의사를 당협 운영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당원 직선제가 곧바로 공정한 경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정치에서 선거는 결국 조직의 싸움이다.

현역 비례대표 의원이 아무리 국회에서 이름을 알렸다고 해도 특정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시·도의원이나 전직 기초단체장과 비교하면 당원 접점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

지역 행사에 참석하고, 당원들과 관계를 쌓고, 지역 현안을 챙겨온 인사에게는 이미 조직이라는 자산이 있다.

반면 비례대표에게는 전국적인 인지도는 있을 수 있어도 특정 지역의 당원 조직은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당원 100% 투표 방식으로 경쟁한다면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이 반드시 당선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 이번 직선제가 자칫하면 ‘인물 경쟁’이 아니라 ‘기존 조직력 경쟁’​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36곳’의 성격이다


이번 공모 대상은 서울 광진갑·동대문갑·중랑을·성북을·관악갑을 비롯해 경기 10곳, 전북 5곳, 전남·광주 7곳 등 전국 36곳이다.

문제는 이 가운데 상당수가 국민의힘 입장에서 정치적으로 만만치 않은 지역이라는 점이다.

특히 호남권과 수도권 격전지 등에 지역조직을 새로 구축하는 일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 정치적 체력을 요구한다.

현역 비례대표 의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계산은 복잡해진다.

지금 지역구를 맡으면 사실상 다음 총선까지 해당 지역에서 장기간 활동해야 한다.

그런데 당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이라면 조직위원장직을 맡는 순간 정치적 책임과 경선 위험을 동시에 떠안게 된다.

그렇다면 선택지는 단순해진다. ‘지금 굳이 위험한 지역에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더 나은 기회를 기다릴 것인가.’

정치인이라면 후자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조직위원장 공모 마감…험지·조직력·당무감사에 비례대표 ‘눈치보기’


비례대표에게는 또 하나의 계산이 있다


이번 공모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일부 주요 지역구가 아예 대상에서 빠졌다는 사실이다.

현역 의원의 당원권 정지나 직무 정지 상태와 관련된 부산 사하을, 대구 달서병, 울산 울주, 경남 마산회원 등 4곳은 이번 공모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이용 전 의원이 사퇴한 경기 하남갑 역시 이번 공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비례대표 의원 입장에서는 이번 36개 지역 가운데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지역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비례대표들이 지역구를 외면한다”는 식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왜 움직이지 않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정치인의 선택에는 반드시 비용과 보상이 따른다.

험지에 뛰어들어 지역조직을 만들었는데 차기 공천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누가 위험을 감수하겠는가.


연말 당무감사는 또 다른 변수다


여기에 연말 당무감사라는 변수가 있다.

현재 원외 조직위원장이 있는 지역 가운데 당무감사 결과에 따라 조직위원장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면 비례대표 입장에서는 지금 서둘러 사고당협에 들어갈 이유가 줄어든다.

즉 이번 공모에서 36곳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보다 연말 이후 더 경쟁력 있는 지역이 열릴 가능성을 기다리는 전략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번 공모에서 나타나는 ‘머뭇’ 기류의 본질이다. 즉, 사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치적 손익계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원 직선제는 실패한 것인가


그렇게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오히려 당원 직선제는 제대로 설계된다면 국민의힘의 지역조직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지역정치가 민주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당원 직선제가 ‘당원에게 선택권을 주는 제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새로운 인물이 지역에 들어와 경쟁할 수 있는 구조까지 만들어야 한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인사만 유리하다면 외부 전문가나 비례대표, 청년·여성 인재 등 새로운 정치자원의 진입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당원 직선제는 결국 기존 지역조직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제도가 될 수도 있다. 이 부분이 국민의힘 지도부가 가장 경계해야 할 지점이다.


대안은 ‘직선제 폐지’가 아니라 경쟁구조 보완이다


해법은 직선제를 다시 과거 방식으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직선제의 장점은 살리면서 조직력에 지나치게 좌우되지 않도록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신규 인재가 지역 당원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공식적인 정책토론과 공개 검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험지에 자원한 인사에게는 차기 공천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예측 가능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특정 지역에서 장기간 조직을 관리한 경력만으로 경쟁 우위를 독점하는 구조가 생기지 않도록 당원들에게 후보자의 정책·의정활동·지역발전 전략을 충분히 비교할 기회를 줘야 한다.

넷째, 이번 공모에서 참여가 저조했다고 해서 비례대표를 탓하기보다 왜 그들이 험지에 들어갈 유인이 부족한지를 당 차원에서 분석해야 한다.

다섯째, 연말 당무감사와 2차 공모를 연계해 지역조직 재편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험지를 누가 지키느냐가 정당의 경쟁력이다


정당의 지역조직은 선거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지역의 민심을 듣고, 당의 정책을 전달하고, 중앙정치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정치적 기반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고당협을 장기간 방치하는 것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특히 험지일수록 더욱 그렇다.

당선 가능성이 낮다고 모두가 외면한다면 그 지역에서 정당은 선거 때만 나타나는 조직으로 전락한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정말 지역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면 험지에 들어가는 사람에게 정치적 보상을 확실하게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험지 출마를 희생으로만 요구해서는 사람이 오지 않는다.


결국 시험대에 오른 것은 ‘위원장’이 아니라 국민의힘의 조직개혁이다


이번 36개 사고당협 공모의 결과를 단순히 누가 조직위원장이 되느냐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진짜 시험대는 장동혁 대표 체제의 당원 직선제가 과연 당원을 중심에 세우는 제도로 정착할 수 있느냐다.

당원이 직접 뽑는다는 명분은 좋다.

하지만 당원이 선택할 수 있는 후보군이 기존 지역조직을 가진 사람들로만 채워진다면 직선제의 외형만 남고 실질적인 정치개혁은 사라진다.

반대로 비례대표나 외부 인재, 청년 정치인들이 험지에도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당원들이 정책과 능력을 놓고 선택하도록 한다면 직선제는 새로운 정치문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경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경쟁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번 국민의힘 사고당협 공모에서 나타난 비례대표들의 관망세가 바로 그 신호라면, 지도부는 이를 단순한 개인의 선택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당원 직선제의 성공 여부는 투표함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인재가 왜 그 지역에 들어가려고 하는지, 그리고 그 인재가 들어가서 끝까지 뛸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을 만들어주느냐에서 이미 승부가 시작되지 않을까?

#국민의힘 #국민의힘사고당협 #사고당협 #조직위원장 #조직위원장공모 #국민의힘공모 #당원직선제 #장동혁 #장동혁대표 #국민의힘비례대표 #비례대표 #국민의힘지역구 #국민의힘조직개편 #당무감사 #국민의힘당무감사 #험지출마 #험지공천 #국민의힘공천 #총선공천 #정당개혁 #당원민주주의 #지역정치 #정치개혁 #정당조직 #정치뉴스 #국민의힘뉴스 #국내정치 #정치이슈 #정치칼럼 #사설칼럼
 
전국 주유권, 편의점, 카페 등 10% 할인되는 모바일 쿠폰 '업플러스' 가입 안내
전국 주유권, 편의점, 카페 등 10% 할인되는 모바일 쿠폰 '업플러스' 가입 안내
 

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댓글0

스팸방지코드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