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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1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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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촉석루 남강 일원, 국가유산 명승 지정 예고…촉석루·진주성·의암 가치 재조명

촉석루 하나가 아닌 남강·자연절벽·진주성·의암이 결합된 역사문화경관…원형 보존과 주변 경관관리라는 새로운 과제도

기사입력 2026-09-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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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촉석루가 왜 국가유산 명승인가…남강·진주성·의암에 숨은 역사적 가치


진주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공간인 진주 촉석루 남강 일원이 국가유산 명승으로 지정 예고됐다.

국가유산청은 2026년 9월 9일 자연경관과 역사문화적 가치가 뛰어난 ‘진주 남강 촉석루 일원’​을 국가유산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 예고가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히 유명한 누각 하나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데 있지 않다. 촉석루를 비롯해 진주성, 의암, 남강의 수면과 자연절벽 등이 서로 어우러진 하나의 역사문화경관 전체가 국가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남강과 촉석루, 자연과 역사가 만든 경관


진주 촉석루 남강 일원은 넓은 남강 수면과 자연암벽, 그 위에 자리한 촉석루와 성곽, 수변의 의암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독특한 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고려와 조선시대부터 이곳은 산수 유람과 교유, 제영의 대상이었다.

촉석루에서는 사신과 빈객을 맞이하고 연회와 풍류를 즐겼으며, 평상시에는 남강의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는 누정으로, 과거시험이 열리는 공간으로도 활용됐다.

반면 전쟁이 벌어지면 역할은 완전히 달라졌다.

촉석루는 진주성의 남장대 역할을 하며 군사 지휘소로 활용됐고, 남강과 자연절벽은 진주성을 지키는 천연 방어선이 됐다. 즉,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평시에는 풍류의 공간이었고 전시에는 방어의 공간이었던 복합적인 역사공간이다.


임진왜란의 기억까지 품은 진주성


진주성은 남강 북안의 구릉과 자연절벽을 활용해 축조됐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벌어진 1·2차 진주성 전투는 이 공간의 역사적 성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사건이다.

김시민, 김천일, 황진, 최경회 등 역사적 인물들의 항전과 함께 의암을 중심으로 전해지는 논개의 순국과 충절의 기억도 이곳에 축적돼 있다.

따라서 촉석루 남강 일원은 단순히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명승지가 아니다.

자연경관 위에 누정문화가 형성되고, 그 위에 전쟁과 항전, 순국의 역사가 더해진 ‘중층적인 역사문화경관’​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국가유산 명승 지정 예고 역시 바로 이 종합적인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진주 촉석루 명승 지정 예고 이유는? 남강·진주성·의암 역사문화경관 가치 총정리
‘진주 촉석루 남강 일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국가유산 명승 지정 예고됐다.


기록과 그림, 사진까지 남아 있는 ‘연구 가능한 유산’


학술적 가치도 만만치 않다.

하륜의 ‘진주촉석루기’를 비롯해 이곡·이색·김일손·정약용 등이 남긴 시문이 전해지고 있으며, ‘조선왕조실록’, ‘어우야담’, 의암사적비 등에서도 관련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진주성도’를 비롯한 회화 자료와 근대 사진, 관광엽서 등도 남아 있다.

이 자료들은 단순히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는 기록물이 아니다.

시대별로 촉석루와 진주성, 남강 일원의 경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비교하고 연구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현재의 경관만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현재까지 공간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했는지를 통시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


문제는 ‘지정 이후’다


그러나 국가유산 명승 지정 예고가 곧바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촉석루는 한국전쟁 당시 소실됐고 1960년 재건되는 과정에서 일부 원형이 변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국가지정유산 승격 과정에서도 이러한 원형 문제는 중요한 쟁점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히 “옛 모습으로 복원하자”는 접근보다 무엇이 원형이고, 어느 시기의 모습을 기준으로 보존할 것인지에 대한 고증과 학술적 검토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1960년 재건 당시의 도면과 사진, 시방서 등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현재 남아 있는 자료와 비교해 복원 및 보존의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개발보다 더 어려운 것은 ‘경관 관리’다


또 하나의 과제는 주변 도시경관이다.

명승의 가치는 촉석루 건물 하나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남강의 수면, 진주성 성곽, 자연절벽, 의암, 주변 조망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하나의 경관이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주변에 들어서는 각종 시설물과 개발사업 역시 개별 사업의 편의성만 따져서는 안 된다.

높은 건축물이나 과도한 광고시설, 야간조명, 각종 수변 시설물이 남강과 촉석루의 역사적 경관을 가리는 순간 명승의 가치 자체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명승 구역뿐만 아니라 조망축과 주변 완충지역까지 고려한 장기적인 경관관리 기준이 필요하다.


‘보존’과 ‘관광’을 어떻게 함께 가져갈 것인가


국가유산 지정의 또 다른 효과는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 확대다.

진주시는 이미 진주유등축제를 비롯해 진주성과 남강을 활용한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명승 지정은 이러한 관광자원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관광객을 많이 끌어들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관광객 증가로 시설물이 과도하게 설치되거나 야간 경관이 지나치게 상업화된다면 오히려 명승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많이 보여주는 관광’보다 ‘제대로 이해시키는 관광’​으로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촉석루와 진주성, 의암, 남강을 각각 따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역사적 동선으로 연결하고, 임진왜란과 논개, 누정문화, 남강의 자연지형을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강화해야 한다.


진주 촉석루 명승 지정,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이번 지정 예고는 진주가 오랫동안 자랑해온 촉석루와 진주성, 남강의 가치가 국가적 차원에서 다시 평가받는 중요한 계기다.

특히 개별 문화유산이 아니라 자연과 건축물, 역사와 기록, 사람들의 기억이 결합된 공간 전체가 국가유산으로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명승의 진정한 가치는 지정서 한 장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국가유산 지정에 따른 국비 지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만이 아니다.

어떤 방식으로 보존할 것인지, 주변 경관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원형 논란을 어떻게 학술적으로 풀어낼 것인지, 그리고 관광과 역사교육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진주 촉석루 남강 일원은 이미 충분히 유명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유명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그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다음 세대에 온전히 넘겨주는 일이다.

이번 명승 지정 예고가 진주 관광의 또 다른 개발사업을 시작하는 신호가 아니라, 진주의 역사문화경관을 제대로 보존하고 활용하는 새로운 관리체계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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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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