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사화공원파크골프장 무료 시범운영…정식 개장 전 풀어야 할 숙제
창원시 의창구 사화동에 조성된 사화공원파크골프장이 지난 9월 7일부터 시민들에게 문을 열었다.
시범운영 기간은 12월 31일까지다. 정식 개장은 2027년 1월 2일로 예정돼 있다.
총 20홀 규모로 A코스 9홀, B코스 11홀로 구성됐으며 총연장은 1,266m다. 시민들의 생활체육 공간이 하나 더 마련됐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시범운영 기간에는 이용료가 무료다. 그러나 무료라는 이유만으로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문제는 ‘선착순 현장접수’다
현재 이용 대상은 일반시민이며, 당일 현장접수와 선착순 입장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수 시민에게 이용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하기 위해 1인당 하루 한 차례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파크골프 이용자의 상당수가 고령층이라는 점이다.
새벽부터 현장에 나와 줄을 서야 하는 구조가 정착될 경우, 인기 시간대에는 오히려 이용자들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
특히 무료 시범운영이라는 조건까지 겹치면 이용객이 특정 시간대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선착순’은 가장 단순한 방법이지만 반드시 가장 공정한 방법은 아니다.
정식 개장 전에는 사전예약과 현장접수를 병행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을 고려해 일정 비율은 현장접수 물량으로 남겨두되, 나머지는 사전예약으로 분산한다면 새벽 대기와 현장 혼잡을 줄일 수 있다.
오전 6시부터 낮 12시까지…운영시간도 변수
시범운영 기간에는 오전 시간대만 운영한다.
9월까지는 오전 6시부터 낮 12시까지, 10월부터 12월까지는 오전 7시부터 낮 12시까지다.
골프장 시설보강 공사와 잔디 보호 등을 고려한 조치다.
시설을 보호하면서 안정적으로 개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하루 이용 가능 시간이 사실상 제한된다. 특히 오전 시간대에 이용자가 몰리면 코스가 원활하게 순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시범운영 기간 동안 단순히 ‘몇 명이 이용했는가’만 볼 것이 아니라 시간대별 이용자 수와 대기시간, 코스별 체류시간, 민원 발생 현황을 분석해야 한다.
잔디 상태가 허용한다면 정식 개장 이후에는 오후 시간대 확대도 검토해야 한다. 이는 시설을 만들어 놓고 이용시간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면 시민 체육시설로서의 효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주차 문제도 정식 개장 전에 점검해야 한다
파크골프장의 특성상 주차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이용객 상당수가 개인 차량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화공원파크골프장 주변의 교통 흐름과 주차 수요를 시범운영 기간에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주차장이 부족할 경우 문제는 골프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주변 도로의 불법 주정차와 교통 혼잡으로 이어지고 결국 인근 주민들의 생활 불편으로 확산될 수 있다.
따라서 정식 개장 전 주차장 만차 시 대체주차장 안내, 진입 차량 분산, 대중교통 이용 안내, 현장 교통관리 등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의 편의뿐만 아니라 주변 주민들의 생활권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시민’이라는 원칙과 지역주민의 이용권 사이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이용 대상이다.
현재는 거주지역 제한 없이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다.
공공체육시설이라는 점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다.
그러나 특정 시설의 인기가 높아질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창원시 외 지역에서까지 이용객이 몰리거나 특정 동호회가 반복적으로 이용할 경우 정작 시설 인근 주민들이 이용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식 개장 이후에는 지역주민 우선권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지, 또는 창원시민과 타 지역 이용객의 이용조건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공공시설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원칙만큼 지역 주민이 시설 조성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식 개장의 핵심은 ‘무료’가 아니라 ‘공정한 이용’이다
시범운영 기간 무료 이용은 시민들의 시설 접근성을 높이고 운영상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무료 운영 자체가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시범운영 4개월 동안 창원시는 이용자들의 행동 패턴과 민원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시간대별 이용객 수 ▲평균 대기시간 ▲주차장 이용률 ▲코스별 혼잡도 ▲안전사고 및 안전민원 ▲시설물 훼손 여부 ▲지역주민 민원 ▲온라인·현장 예약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식 개장 운영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사화공원파크골프장, ‘만드는 행정’에서 ‘운영하는 행정’으로
사화공원파크골프장은 창원 시민들에게 새로운 생활체육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20홀 규모의 시설이 제대로 운영된다면 고령층을 비롯한 시민들의 건강 증진과 여가활동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시설을 만드는 것과 좋은 체육시설로 운영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선착순 접수의 불편, 오전 시간대 집중, 주차난, 지역주민 이용권, 정식 유료화 이후의 이용료 부담까지 지금부터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특히 시범운영은 단순히 시설을 무료로 개방하는 기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말 그대로 ‘시범’이어야 한다.
시민이 어디에서 불편을 느끼는지 확인하고, 데이터를 축적하고, 문제를 고친 뒤 정식 운영에 들어가야 한다.
사화공원파크골프장이 진정한 시민 체육시설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몇 홀을 만들었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시민이 공정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창원시는 4개월의 시범운영을 단순한 개장 이벤트가 아니라 정식 운영의 실패를 예방하는 마지막 시험대로 활용해야 한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시설이 아니다. 기다리지 않고, 위험하지 않고, 특정 사람에게 독점되지 않으며, 누구나 공정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체육 공간이다.
사화공원파크골프장의 정식 개장은 바로 이 기본에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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