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마산 복선전철, 2028년 전체 개통 ‘빨간불’…피난통로 설치 방향 아직 미정
부전~마산 복선전철이 오는 2027년 4월 1일 부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오랫동안 지연돼 온 동남권 광역교통망이 마침내 첫발을 내딛는다는 점에서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지금 주목해야 할 것은 부분 개통 자체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2028년 말 전체 개통이 정말 가능한가?”
현재 상황을 보면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전체 개통과 직결되는 피난통로 설치 방향과 후속 공정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남도의회 결산심사 과정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10일 열린 교통건설국 소관 2025회계연도 결산심사에서 정쌍학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은 2027년 4월 부분 개통을 환영하면서도, 이후 전체 개통을 위한 실질적인 공정계획이 마련돼 있는지를 따져 물었다.
이에 경남도는 올해 10월 완료 예정인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피난통로 설치 방향과 향후 일정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바로 이 대목이다.
전체 개통을 불과 2년여 앞둔 시점까지 핵심 안전시설의 방향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2028년 말이라는 날짜는 과연 ‘개통 일정’인가, 아니면 ‘목표 연도’에 불과한 것인가.
부분 개통은 시작일 뿐이다
2027년 4월 예정된 부분 개통은 부전~사상, 강서금호~진례신호소 등 일부 구간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철도의 진짜 효용은 연결성에서 나온다.
일부 구간만 열리고 나머지 구간이 막혀 있다면 시민 입장에서는 이동시간 단축이라는 본래의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 결국 셔틀버스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미개통 구간을 우회해야 하고, 환승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철도를 만들었는데 철도 이용자가 다시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면 시민 입장에서는 “개통했다”는 말이 크게 와닿지 않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2027년 부분 개통은 완성의 시작이지 사업의 성공을 의미하지 않는다. 진짜 평가의 기준은 2028년 말 전체 노선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되느냐에 있다.
피난통로가 미정이라는 것은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니다
특히 낙동1터널 등 사고 구간의 안전 확보와 관련된 피난통로 문제는 단순히 공사 일정 하나를 조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철도에서 안전은 어떤 일정이나 경제성보다 앞서야 한다.
사고조사 결과를 토대로 가장 합리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충분한 검증 없이 서둘러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설명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조사 결과가 언제 나오는지, 결과가 나온 뒤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 설계 변경과 안전성 검증에는 얼마나 시간이 필요한지, 실제 공사는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낼 것인지가 시민에게 공개돼야 한다. 즉 필요한 것은 막연한 ‘2028년 말 개통’이 아니라 월 단위에 가까운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이다.
사고 원인과 비용 문제도 넘어야 할 산
부전~마산 복선전철을 둘러싼 논란은 안전시설만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 터널 붕괴 사고를 놓고 부실시공인지, 불가항력적인 지반 문제인지 등을 둘러싼 책임과 비용 문제가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공사 재개와 추가 안전시설 설치 과정에서 누가 비용을 부담할 것인지, 추가 재정은 얼마나 필요한지, 그 비용이 사업 전체 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함께 따져야 한다.
시민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어난다면 더욱 투명해야 한다.
‘안전 확보’라는 명분 아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과,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사업비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낙관’이 아니라 일정표다
경남도와 국토교통부, 사업시행자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첫째, 사고조사위원회 결과가 나오는 즉시 피난통로 설치 방안을 확정해야 한다.
둘째, 안전성 검증과 설계 변경, 공사 착수 및 완료까지 단계별 일정을 공개해야 한다.
셋째, 2028년 말 전체 개통이라는 목표가 실제 공정상 가능한지 냉정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넷째, 부분 개통 기간에 발생할 셔틀버스 운영비와 환승 불편, 추가 재정 부담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다섯째, 경남도는 내년도 본예산 심의 이전에 구체적인 추진 상황과 공정계획을 경남도의회에 공식 보고하고 지속적인 점검을 받아야 한다.
‘개통한다’는 발표보다 ‘완공할 수 있다’는 증명이 필요하다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부산과 경남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핵심 교통망이다. 그만큼 지연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크다.
시민들은 이미 여러 차례 사업 지연을 경험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단순히 새로운 개통 날짜를 제시하는 것만으로 신뢰를 얻기 어렵다.
2027년 4월 부분 개통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2028년 말 전체 개통이라는 약속을 지키려면 지금부터라도 피난통로 문제, 안전성 검증, 설계 변경, 공사 일정, 예산, 책임 소재를 하나의 로드맵으로 묶어야 한다.
철도사업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늦어지는 것만이 아니라 확정되지 않은 일정을 마치 확정된 것처럼 말하는 것이다.
부전~마산 복선전철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장밋빛 개통 약속이 아니다. 시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정표와 책임 있는 일정 관리다.
2028년 말 전체 개통이 진짜 목표라면, 이제는 그 목표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숫자와 날짜를 보여줘야 한다.
2027년 부분 개통은 출발선이다. 2028년 전체 개통이 진짜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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