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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1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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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정수장 정전, 경남 7개 시·군 단수…광역상수도 ‘단일 거점’ 취약성 드러났다

비상발전기까지 고장…우회관로·정수장 이중화·지자체 공동대응 체계 구축 서둘러야

기사입력 2026-09-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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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정수장 정전이 7개 시·군을 멈췄다…“이것이 광역상수도의 안전인가”


한국수자원공사 사천정수장 정전 사태는 단순한 전기 사고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이번 사태는 사천·통영·거제·진주·고성·남해·하동 등 서부경남 7개 시·군의 물 공급이 하나의 거점 시설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정수장 한 곳의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겼는데 광역상수도망 전체가 흔들렸다. 문제는 정전 자체보다 정전 이후를 버티지 못한 시스템에 있다.


정수장 한 곳 멈추자 ‘도미노 단수’


사천정수장은 남강댐 원수를 정수해 서부경남 여러 지역에 공급하는 핵심 시설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하나의 질문에는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시설이 멈추면 물을 어디에서, 어떤 관로를 통해 공급할 것인가?”

이번 사태는 사실상 이 질문에 대한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대체 정수장이나 우회 공급망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천정수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광역관로와 지자체 배수지의 물이 빠르게 소진됐다. 결과적으로 정수장 하나의 문제가 7개 시·군 주민의 생활용수 문제로 확대됐다.

상수도는 한 번 끊기면 끝나는 서비스가 아니다. 병원, 학교, 식당, 산업체, 소방 등 지역의 거의 모든 기능과 연결된다. 따라서 광역상수도망은 ‘정상 운영’보다 고장 났을 때도 버티는 구조인지가 더 중요하다.


비상발전기마저 제 역할 못 했다


더 심각한 대목은 비상전력 체계다. 정전 직후 비상발전기가 가동됐지만 필요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설상가상으로 예비 발전기까지 고장을 일으키면서 정수 공정이 사실상 중단됐다.

비상발전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비상대응 능력이 확보되는 것은 절대로 아니지 않는가 말이다. 비상발전기가 실제 부하를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인지, 연료는 충분한지, 주요 설비를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지, 정기적으로 실부하 시험을 했는지가 핵심이다.

평상시에는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재난이 닥쳤을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비상설비라면 그것은 ‘안전장치’가 아니라 안전하다는 착각을 만드는 장치에 불과하다.
 
사천정수장 정전이 7개 시·군을 멈췄다…“이것이 광역상수도의 안전인가”


전기는 복구됐는데 왜 물은 늦게 나왔나


이번 사태에서 주민들이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전력 복구와 수돗물 정상 공급 사이에 상당한 시간 차이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전력은 사고 당일 밤 복구됐지만, 이미 물이 빠진 광역관로와 배수지를 다시 채우고 정상 수압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그 결과 통영과 고성 등 일부 원거리·고지대 지역에서는 단수가 장기화됐다.

이것은 상수도 사고 대응에서 단순히 “전기를 복구하면 끝난다”는 접근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

전력 복구 → 정수 처리 → 광역관로 충수 → 배수지 확보 → 수압 회복 → 수질 확인이라는 전 과정을 하나의 비상대응 체계로 관리해야 한다.


지자체는 피해를 받으면서도 개입할 권한이 없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관리 권한과 피해 책임이 분리돼 있다는 구조다.

사천정수장은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광역상수도 시설이다. 반면 각 지자체는 공급받은 물을 주민에게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지자체는 주민들의 민원을 직접 감당해야 하지만 광역시설에 대한 사전 점검이나 사고 발생 직후의 직접적인 개입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권한은 따로 있고 책임은 주민에게 설명해야 하는 행정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대로라면 다음 사고에서도 비슷한 혼란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정수장 하나’가 아니라 ‘망 전체’를 바꿔야 한다


대책은 명확하다.

첫째, 비상 연계관로를 확대해야 한다. 특정 정수장이 멈춰도 인근 배수지나 다른 공급계통에서 물을 받을 수 있도록 광역상수도망을 다중화해야 한다.

둘째, 비상발전 설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단순히 발전기 대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정수장 부하를 기준으로 용량을 산정하고 정기적인 실부하 시험을 의무화해야 한다.

셋째, 지자체가 참여하는 광역상수도 안전관리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 수자원공사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사고 매뉴얼을 만들고 정기적인 합동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넷째, 단수 이후의 수질관리까지 비상계획에 포함해야 한다. 관로 재충수 과정에서 탁수나 적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자동 배수와 수압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물 안보’는 선언이 아니라 이중화다


이번 사태의 교훈은 간단하다. 정수장 한 곳이 멈췄다고 7개 시·군의 물이 끊겨서는 안 된다.

광역상수도는 효율성을 위해 연결한 시설이지만, 연결이 곧 취약성으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

한국수자원공사와 경남도, 7개 시·군은 이번 사고를 단순한 정전 복구 사례로 끝내서는 안 된다. 왜 단일 시설의 장애가 광역 단수로 확대됐는지, 왜 비상발전기가 버티지 못했는지, 왜 지자체가 신속하게 개입할 수 없었는지를 공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 긴급 복구 중", “복구완료”는 발표가 아니라 다음에 같은 사고가 발생해도 물이 끊기지 않는 시스템이다.

이번 사천정수장 정전 사태는 경남의 광역상수도 안전망을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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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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