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 아침간편식, ‘좋은 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이다
14개교 1,226명 대상 시범운영…건강·돌봄 취지는 분명하지만 예산·잔반·인력 부담은 풀어야 할 과제
권순기 경상남도교육감이 14일 창원 창신중학교를 찾아 ‘아침간편식 지원 시범사업’ 운영 현장을 점검했다. 학생들이 아침을 거르지 않고 건강하게 하루를 시작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경상남도교육청은 2026학년도 2학기 동안 14개 초·중·고교 학생 1,226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4억1,164만4천 원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교육복지는 사업을 시작하는 것보다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더 어렵다.
아침간편식은 단순히 먹거리를 제공하는 사업이 아니다. 맞벌이 가정의 돌봄 공백을 줄이고 학생의 건강과 학습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다면 지역 농가와 학교가 연결되는 상생 모델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취지만으로 예산을 계속 투입할 수는 없다.
우선 1인당 4,200원의 비용 구조가 적정한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간편식이라는 사업 특성을 감안할 때 식품비와 운영비가 실제 서비스 품질과 비교해 합리적인지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더 큰 문제는 학생들의 등교시간과 잔반이다.
아침을 먹기 위해 학생들이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나와야 한다면 오히려 피로를 키울 수 있다.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면서 학생의 수면시간을 줄이는 결과가 나타난다면 정책의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게 된다.
잔반 문제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학생마다 식습관과 선호도가 다른 만큼 일률적인 메뉴를 제공하면 남는 음식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음식물쓰레기와 예산 낭비가 동시에 발생한다면 사업의 효율성은 떨어진다.
교직원 부담 역시 반드시 짚어야 한다.
이른 아침 배식과 관리 업무를 학교 구성원에게 사실상 떠넘기는 방식이라면 사업이 확대될수록 현장의 부담도 커진다. 교육청이 추진하는 복지사업의 비용을 학교와 교직원이 노동으로 대신 지불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경남교육청은 이번 시범사업을 단순한 ‘아침밥 제공 사업’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학생 선호도 조사를 통해 메뉴를 개선하고, 소포장·완제품 중심으로 잔반을 줄이며,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아침간편식 전용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배식과 관리에 필요한 별도의 인력·운영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과를 숫자로 보여주는 것이다.
학생들의 결식률이 얼마나 줄었는지, 지각과 돌봄 부담은 어떻게 변했는지, 학부모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지, 잔반은 얼마나 발생했는지, 1인당 실제 비용은 적정한지 등을 객관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도민과 의회가 사업 확대의 필요성을 판단할 수 있다.
아침간편식은 분명 필요한 정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정책’이라는 이유만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시범사업의 진짜 성과는 몇 명에게 간편식을 제공했느냐가 아니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학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지역경제까지 연결했느냐에 달려 있다.
경남교육청이 이번 시범사업을 성공시키려면 보여주기식 확대보다 현장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아침밥을 챙겨주는 교육정책이 학생과 교직원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범사업의 다음 단계는 ‘확대’가 아니라 ‘검증’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검증 결과가 좋을 때 비로소 전면 확대를 논의하는 것이 맞는 순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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