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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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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해상펜션, 3억6800만원 들이고도 ‘숙박 불가’…주민은 왜 벌금까지 받았나

어촌뉴딜 사업으로 조성해 주민에게 위탁했지만 숙박업 신고 불가 판정…행정 책임과 법적 사각지대 함께 따져야

기사입력 2026-09-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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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해상펜션, 짓고 나니 ‘불법’…이 책임을 주민에게만 물을 것인가


3억6800만원을 들여 만든 해상펜션이 있다. 그런데 완공하고 주민에게 운영까지 맡긴 뒤에야 숙박업을 할 수 없는 시설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결국 운영을 맡은 주민들은 미신고 숙박업 혐의로 고발됐고, 창원지방법원으로부터 총 1700만원의 벌금형 약식명령까지 받았다. 주민들은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주민들이 법을 지켰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왜 행정이 수억원을 투입해 만든 시설의 법적 지위를 준공 이후에야 확인했느냐는 질문이다.


‘해상펜션’인데 숙박은 안 된다?


현행 「농어촌정비법」상 농어촌민박은 농어촌 주민이 자신이 소유·거주하는 건축법상 단독주택 또는 다가구주택을 이용하는 사업으로 규정돼 있다.

따라서 공유수면 위 부유식 시설이 건축법상 건축물이 아닌 인공구조물로 판단되면 일반적인 농어촌민박 신고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실제로 창원 삼귀포항 사례에서도 관계기관 해석 결과 해당 시설이 건축물이 아닌 인공구조물로 판단되면서 숙박업 신고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 황당한 대목은 그다음이다.

창원시는 2020년 어촌뉴딜300 워밍업사업으로 이 사업을 추진했고, 도비·시비와 주민 자부담을 합쳐 3억6800만원을 투입했다. 2022년 시설을 준공한 뒤 2023년에는 삼귀마을협동조합과 위·수탁 계약까지 체결했다.

주민 입장에서는 ‘해상펜션’을 만들어 운영하라고 시설을 넘겨받았는데, 정작 운영 단계에서는 숙박업 신고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은 셈이다.


행정의 판단은 뒤늦었고, 피해는 주민 몫이었다


물론 창원시의 설명도 있다.

창원시는 숙박업 신고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렸고, 이후 주민들이 수상레저업으로 사업자등록을 한 뒤 숙박 영업을 시작한 것은 조합의 독자적인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시는 공중위생영업 신고 의무와 위·수탁 계약상 책임이 수탁자에게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주민들은 시가 사업을 주도하고 시설을 조성한 뒤 운영까지 위탁해 놓고, 법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책임을 주민들에게 떠넘겼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은 현재 당사자 간 책임 공방이 진행 중인 사안이다.

그러나 어느 쪽의 법적 책임이 최종적으로 인정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행정의 관점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확인했어야 할 법적 가능성을 왜 시설을 다 지은 뒤 확인했느냐는 것이다.
 
창원 해상펜션, 짓고 나니 ‘불법’…이 책임을 주민에게만 물을 것인가


‘해상펜션’이라는 이름부터 다시 따져야 한다


해상펜션이 숙박시설인지, 수상레저시설인지, 해상낚시터인지 명확하지 않다면 주민에게 운영을 맡기기 전에 행정이 먼저 법적 지위를 확정했어야 한다.

실제로 창원시는 현재 해당 시설을 해상낚시터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수억원을 들여 만든 시설의 당초 사업 목적과 실제 가능한 운영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이것은 주민 개인의 단순한 영업 실수로만 볼 사안이 아니다. 공공사업의 사전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따져야 할 문제인 것이다.


필요한 것은 ‘단속’보다 먼저 ‘제도 정비’다


해상펜션을 무조건 합법화하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바다 위 시설에서 숙박이 이뤄지는 만큼 화재, 태풍·풍랑, 전기·가스, 오폐수 처리 등 육상 숙박시설과 다른 안전기준이 필요하다.

따라서 해양수산부와 국토교통부, 지자체가 함께 해상 체류형 시설의 법적 지위와 안전·환경 기준을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유수면 위 부유식 시설을 대상으로 ▲시설의 법적 분류 ▲숙박 가능 여부 ▲공유수면 점용·사용 허가 ▲소방·전기·가스 안전기준 ▲오폐수 처리 기준 ▲운영주체와 행정기관의 책임 범위 등를 하나의 기준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


결론은 간단하다


법은 지켜야 한다. 그러나 행정이 만든 사업의 법적 허점을 주민에게만 떠넘겨서도 안 된다.

이번 창원 해상펜션 논란은 특정 주민이나 특정 지자체의 책임 공방을 넘어, 어촌 활성화 사업이 ‘사업비 집행’에만 머물고 사후 운영 가능성까지 검증하지 못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수억원을 투입하고, 시설을 짓고, 주민에게 운영을 맡긴 뒤, 마지막에 “숙박은 안 된다”고 한다면 행정은 당연히 설명해야 한다.

“누가 법을 어겼느냐”를 따지기 전에, “왜 애초에 이런 사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느냐”부터 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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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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